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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표류 끝"⋯사랑제일교회 넘은 '장위10구역' [현장]

아이뉴스24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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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표류 끝"⋯사랑제일교회 넘은 '장위10구역'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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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최고 35층 1931가구 대단지로 조성⋯ 공사비는 113% 급증
장위동 인근 일반분양 '막차' 가능성⋯조합원보다 일반 물량 2.5배 많아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서울 성북구 일대에서 17년간 멈춰 섰던 대표적 재개발 사업이 마침내 착공 단계에 들어섰다. 서울 동북권 재개발의 병목 구간으로 남아 있던 장위10구역 현장에 다시 활기가 띠는 가운데, 장기 표류로 인한 비용과 시장 부담을 어떻게 흡수해 나갈 지가 향후 사업의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년만에 공사에 착수하는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 현장. [사진=김민지 기자]

17년만에 공사에 착수하는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 현장. [사진=김민지 기자]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이 사업은 약 9만1362㎡에 23개동 총 1931가구 규모 대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 중 일반 분양은 1031가구다. 공공주택 341가구는 분양주택과 함께 혼합 배치될 예정이다. 분양은 올해 3월 예정이며 준공 목표 시점은 2030년이다.

장위10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2017년 관리처분계획 인가까지 받으며 서류상으로는 재개발 착공을 위한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였다. 그러나 구역 내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보상금 명목으로 거액을 요구하고 법적 조치에 나서면 사업 진행이 미뤄졌다. 당시 교회는 563억원을 보상금으로 요구했다.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던 교회 문제는 지난해 6월 교회 제척을 포함한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이 지난달 31일 최종 인가 되면서 17년만에 착공에 들어갈 수 있었다.

현장은 오랜 정체가 남긴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성북구는 전통적인 저층 주거지와 대규모 정비사업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장위동 역시 노후 주거지와 신축 빌딩이 함께 밀집해 있다. 거기에 재개발 시도 흔적이 10년 이상 지체돼 지역 구조 재편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를 찾은 한 장위동 거주 주민은 "행정 절차는 다 끝났다고 들었는데 몇 년 동안 현장은 그대로여서 답답함이 컸다"며 "소음과 물가인상 등이 걱정되지만 더 오래 방치되는 것보다는 재개발이 빨리 진행되는 게 낫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17년만에 공사에 착수하는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 현장 뒤로 구축 건물들이 보이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17년만에 공사에 착수하는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 현장 뒤로 구축 건물들이 보이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장기 표류돼온 사업이 재개되면서 사업비 증액이 눈에 띈다. 업계에서는 장위10구역을 '지연된 정비사업의 공사비 상승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로 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오랜 기간 멈춘 사업이 재개될 경우 설계 고급화, 공사 기간 증가, 지하 공간 확장 등의 요인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공사비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당초 지하 3층~지상 29층, 1931가구 규모로 계획됐으나 설계 변경을 거치며 지하 공간이 확장되고 최고 층수가 35층으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연면적은 약 35만5500㎡로 기존 계획(28만7610㎡) 대비 크게 늘었고, 공사 기간 역시 34개월에서 49개월로 연장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장위10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공사비를 2018년 도급계약 당시 3697억6136만원에서 7871억8808만원으로 112.89% 증액하는 변경계약을 체결하며 공사비를 대폭 늘렸다.


입지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장위10구역은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과 상월곡역과 인접한 역세권이며, 동부간선도로와 북부간선도로 접근성도 뛰어나다. 인접한 북서울꿈의숲 덕에 자연환경과 숲 조망을 누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위뉴타운 내에서도 역세권에 위치한 데다 일반 분양 물량이 1000가구가 넘는 단지는 흔치 않다"며 "분양 자체가 시장에서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아울러 장위10구역을 '사실상 장위동의 마지막 대규모 분양'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금 시점에는 인근 신축 일반분양이 가능한 곳은 장위10구역이 마지막일 가능성이 크다는 장위동 공인중개사 A씨는 "장위동 인근은 이미 입주를 마친 구역이 많고, 2027년 3월 입주하는 푸르지오라디우스파크도 매물이 없는 시점이라, 이후 분양이 가능한 구역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수요자들이라면 관심을 둘만한 분양 사업지라는 얘기다.


현재 거래는 조합원 입주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84㎡ 기준 조합원 매매가는 8억5000만원에서 9억원 선에서 형성돼 있다는 실정이다.

다만 일반 분양가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주변 시세를 감안할 때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15억원 안팎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장위동 공인중개사 B씨는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3억~15억원 정도 거론되는데, 주변 시세를 감안하면 장위동 인근에 관심 있는 실수요자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라며 "학군·생활 인프라 접근성 등 장위동 입지와 브랜드 상품성은 좋지만 가격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 현장 앞에 위치한 장위자이레디언트. [사진=김민지 기자]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 현장 앞에 위치한 장위자이레디언트. [사진=김민지 기자]



장위동 일대 신축·준신축 단지 시세를 살펴보면, 인근 '장위자이 레디언트'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해 6월 기준 14억5천만원 선에서 거래된 후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래미안 장위포레카운티'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최고 13억원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7년 3월 입주 예정인 '푸르지오 라디우스파크'의 전용 84㎡ 분양가는 12억10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장위10구역이 장위뉴타운 내에서도 역세권 입지와 대단지 규모, 일반 분양 물량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 단지보다 높은 분양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만 최근 금리와 주택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높은 분양가를 시장이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는 분양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편 성북구는 이번 착공을 계기로 장위동 전체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던 장위13구역은 신속통합기획 2.0과 규제 혁신 방안 적용으로 재개발이 재개됐고, 장위14구역 역시 용적률 상향으로 사업성이 크게 개선됐다.

성북구 관계자는 "장위10구역을 시작으로 정비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수년간 시간이 멈춰 있었던 장위10구역에 다시 장비가 들어서면서, 장위뉴타운 전체의 시계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만 장기 지연이 남긴 비용 부담과 시장의 수용력이 향후 사업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남아 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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