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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도 피하고 싶은 오타니, WBC가 만든 역대급 매치업 예고

MHN스포츠 이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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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도 피하고 싶은 오타니, WBC가 만든 역대급 매치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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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이주환 기자) 마운드를 떠난 전설이 다시 공을 잡았다. 그리고 그 복귀의 방향은 '주인공'이 아니라 '배치'였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미국 대표팀에 합류한 클레이튼 커쇼가 스스로를 "보험 같은 존재"로 규정하면서, 기대는 역대급 맞대결로 번지고 있다.

MLB닷컴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커쇼가 2026 WBC에서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고 전했다. 커쇼에게는 생애 첫 WBC다. 2023년 대회 당시 출전 의사를 밝혔지만 보험 문제로 합류가 불발됐던 이력도 함께 언급됐다.

이번에는 은퇴 이후 다시 공을 던지며, '놓쳤던 무대'로 돌아오는 모양새가 됐다.


커쇼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그는 마크 데로사 감독에게 "그저 보험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누군가 쉬어야 하는 순간, 연투가 필요한 구간에 대비해 대기하겠다는 뜻이다. 마운드에 오르지 않더라도 팀의 일부로 남고 싶다는 표현도 덧붙였다. 개인 기록이 아니라 팀 운용을 먼저 꺼낸 발언이다.


그의 결정은 통화 한 번에서 시작됐다. 커쇼는 처음엔 코치진 합류 제안으로 생각했지만 선수로 뛰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다시 캐치볼을 시작한 지 열흘 남짓한 시점에서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판단해 합류를 택했다고 밝혔다.


이 선택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일본과의 '서사' 때문이다. 일본은 2연패를 노리며 오타니 쇼헤이를 핵심으로 한 대표팀 구성을 진행 중이다.

커쇼는 오타니와의 맞대결 가능성을 두고 "만약 결승에서 내가 일본을 상대로 던져야 한다면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오타니를 상대할 투수는 우리 팀에 충분히 많다"는 취지로 말했다. 기대를 끌어올리면서도, 본인의 역할을 끝까지 '조력'으로 고정한 셈이다.


실제로 미국 투수진은 폴 스킨스, 타릭 스쿠발, 로건 웹 등 이름값이 묵직한 자원들로 채워져 있다. 여기에 내야수 알렉스 브레그먼 합류 소식까지 더해졌다. 커쇼가 선발을 고집하지 않아도 되는, 그리고 커쇼가 "굳이 내가"라고 말할 수 있는 배경이다.

커쇼의 복귀는 한 경기의 이벤트가 아니라 미국 대표팀의 결을 보여준다. 에이스의 자리를 다시 탐하지 않고, 필요할 때 던질 준비만 들고 들어온다.

다만 그 '보험' 한 장이 들어간 순간부터, WBC의 가장 큰 상상은 자연스럽게 같은 곳으로 향한다. 커쇼가 피하고 싶다 말한 그 장면이, 오히려 가장 크게 부풀기 시작했다.

사진=USA Baseball, 연합뉴스, MH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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