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게임기를 사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뉴시스]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65만원도 저렴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러온 하드웨어 인플레이션이 온 가족의 즐거움을 책임지던 콘솔 시장마저 압박하고 있다. 이미 60만원대에 달하는 닌텐도 스위치2는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고, 일부 업체는 출시 연기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AI발 원가 상승분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면서 콘솔 게임도 ‘호사스러운 취미’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모양새다. 10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 가전’ 시대가 열리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2’는 약 65만원의 가격에도 품절 사태가 이어졌던 제품이다. 가격까지 상승할 경우 ‘없어서 못 샀던 제품’을 이제 ‘비싸서 더 못사게 되는 일’이 현실화 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IT 및 게임 업계에 따르면 닌텐도는 최근 닌텐도 스위치2 등에 대한 가격 인상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사장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스위치 2의 가격에 대해서는 가설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환율이나 관세, 부품 조달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한 것이다. 스위치2의 구체적인 판매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환율 변동과 미국발 고관세 등 대외 리스크를 하드웨어 도입 전략의 핵심 변수로 꼽으며 사실상 가격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닌텐도 스위치2 [AFP] |
닌텐도 스위치2의 핵심 부품은 12GB 램이다. 하지만 이를 확보하기 위해 닌텐도가 지불하는 비용은 출시 당시와 비교해 41%나 급등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폭탄(145%) 리스크까지 가세하며 하드웨어 수익성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출고가 64만8000원인 스위치 2의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다. 닌텐도는 이미 미국에서 구형 모델인 스위치 1의 가격을 10% 이상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닌텐도 스위치2는 지난해 6월 출시돼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인기 콘솔이다. 지금도 기기와 타이틀, 액세서리 비용을 합치면 초기 비용만 80만~90만 원에 육박한다.
모델이 닌텐도 스위치2를 사용하는 모습. [닌텐도 홈페이지 갈무리] |
적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에서 품귀 현상을 빚으며 직구 대란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판매자들은 10만 원이 넘는 웃돈을 붙였다. 하반기에 이르러서야 가격이 안정화됐지만, 가격이 인상된다면 초기 구매 비용만 100만원에 달할 수도 있다.
부품 인상 압박은 다른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아예 차세대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6’와 ‘X박스’의 출시 연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5의 가격을 한 차례 올렸고, 이후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를 111만 원에 출시한 바 있다. MS의 ‘시리즈 X’도 지난해 두 차례나 가격이 뛰었다.
문제는 AI 데이터 센터 수요가 꺾이지 않는 한 이러한 ‘메모리 인플레이션’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콘솔 게임기가 더 이상 대중적인 장난감이 아닌, 고가 가전제품 시장의 영역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