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갈등 접고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 선언
시진핑 “중·캐나다 관계 새 국면…다자주의 함께 수호”
카니 “전기차 관세, 무역마찰 이전 수준으로 복원”
시진핑 “중·캐나다 관계 새 국면…다자주의 함께 수호”
카니 “전기차 관세, 무역마찰 이전 수준으로 복원”
중국 오성홍기 [연합]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과 캐나다를 향한 합병 위협 속에 중국과 캐나다가 관계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6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수년간 이어진 갈등을 접는 동시에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다. 양국은 중국 전기차와 캐나다 유채씨(카놀라) 등 주요 분쟁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에도 합의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로이터·AFP·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작년 만남은 중국·캐나다 관계 개선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며 “양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은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호존중과 공동발전, 상호신뢰에 기초한 신형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발전 궤도에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도 “분열의 시대에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시작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과거 양국 관계의 긍정적 요소를 바탕으로 새로운 글로벌 현실에 맞는 관계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고 화답했다. 중국과 캐나다는 2005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한 바 있으나, 이번 합의는 이를 사실상 재정립하는 성격이다.
지난 2017년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의 국회의사당 언덕에 있는 평화의 탑 앞에 캐나다 국기가 게양되고 있다. [로이터] |
양국 관계는 2018년 캐나다가 미국 요청으로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한 이후 급격히 냉각됐다. 이후 중국의 캐나다 정치인 사찰 의혹, 총선 개입 논란 등으로 갈등이 이어졌고, 2024년 캐나다가 중국산 전기차에 100%,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중국도 이에 맞서 캐나다산 유채씨유에 100%, 돼지고기·해산물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은 관세 완화였다. 카니 총리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했던 100% 관세를 철회하고, 최혜국 대우 기준인 6.1% 관세를 적용해 최대 4만9000대를 수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최근 무역 마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2023년 캐나다에 전기차 4만1678대를 수출한 바 있다.
중국 역시 보복 관세를 완화한다. 카니 총리는 중국이 캐나다산 유채씨 관세를 현재 약 84%에서 15%로 낮추기로 했으며, 오는 3월 1일부터 연말까지 카놀라밀과 바닷가재, 완두콩에 대한 관세도 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이 캐나다인의 무비자 입국도 허용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외교·안보 메시지도 분명했다. 시 주석은 “비바람과 굴곡을 뒤로하고 차이를 인정하며 협력을 확대하자”며 경제·무역은 물론 교육·문화·관광, 글로벌 도전 대응과 다자주의 수호에서도 협력을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따른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에너지·농업·금융·교육 분야 협력과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 수호 의지를 밝혔다.
이번 관계 개선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 변수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중국과 캐나다가 모두 ‘관세 압박’ 대상이 된 데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합병 구상과 베네수엘라 군사 압박 등을 언급하면서 캐나다 역시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외교 다변화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카니 총리의 방중은 2017년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 이후 9년 만이다. 중국과 캐나다가 전기차와 농산물 관세를 고리로 관계 복원에 나서면서, 미·중·캐나다를 잇는 무역·외교 지형에도 적잖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