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선가입후 권한 점점 늘리는 이중모델 검토…혼란·형평문제"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의 빠른 가입을 위해 EU 가입 체계를 '2단계(2-tier) 모델'로 개편하는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가 논의 중인 이 개편안은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일종의 '준회원 자격'(membership-lite)을 주는 건 원칙을 흔드는 것인 만큼 기존 회원국들이 불안해한다고 고위 당국자 7명이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직후 공식적으로 EU 가입 후보국이 됐다. 특히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재하는 종전 협상 초안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관한 언급이 포함돼 있다.
1993년 합의된 EU 규정대로면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방대한 양의 EU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만 가입할 수 있다. EU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가 이같은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려면 10년에 걸친 개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EU 집행위 측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서 영토 양보 등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조건을 수용하려면 EU 가입과 같은 이득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EU에서 논의 중인 초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정상회의나 장관 회의에서 일반적인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등 의사 결정 권한을 기존 회원국보다 훨씬 적게 가진다.
EU 단일시장과 농업 지원금, 내부 개발 자금지원 등에 대한 접근권은 선가입 후 각종 기준을 충족하면 점차 늘려나가는 방식이 된다.
EU 한 고위 외교관은 "평범하지 않은 시기에는 평범하지 않은 조치가 필요하다"며 "가입 규칙은 30여년 전 만들어졌고 우리는 좀 더 유연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회원국은 이같은 방식에 큰 불안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 외교관은 EU 통합에 위험이 따를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함정에 빠지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외교관 4명도 상당수 기존 회원국이 우크라이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만, 회원 가입 규정에 허점을 만들거나 이중 체계를 만드는 데는 강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형평성 문제도 생긴다.
현재 여러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가입에 가장 근접한 몬테네그로와 알바니아는 EU로부터 덜 유리한 조건을 제시받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튀르키예나 보스니아처럼 수년간 가입 협상에 진전이 없는 국가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와 같은 가입 조건을 제시해야 할지 문제가 생긴다고 외교관들은 지적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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