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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윤석열, 내란 수사 피하려 경호처에 위법 지시” 유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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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윤석열, 내란 수사 피하려 경호처에 위법 지시” 유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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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참석해 백대현 부장판사의 선고내용을 듣고 있다. 한겨레티브이 화면 갈무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참석해 백대현 부장판사의 선고내용을 듣고 있다. 한겨레티브이 화면 갈무리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건 내란 사건 수사를 피하기 위해 경호처에 위법한 지시를 한 것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2·3 내란사태 이후 피고인이 된 윤 전 대통령에게 법원이 내린 첫 1심 판결이다.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와 관련해 특수 공무집행방해와 범인도피 교사, 직권남용 △비상계엄 선포문 사후 작성·폐기로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 지시와 관련해 대통령경호법의 직권남용 교사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의원 심의권 침해로 직권남용 △비상계엄 이후 외신 허위 공보를 지시한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에 몇몇 장관만 불러 절차적 하자가 있고, 이를 합법 절차로 꾸미기 위해 계엄선포문을 사후에 작성했으며, 비상계엄 해제 뒤에는 수사를 피하기 위해 경호처 공무원들을 사적으로 동원했다며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비상계엄 선포 이후 대통령실 외신대변인에게 허위 내용으로 공보를 지시(직권남용)하고 사후 계엄선포문을 활용한 혐의(허위공문서 행사)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무력화시키고 국가의 법질서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피고인이 반성하는 태도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내란 수사 불법’이라는 윤석열 주장 조목조목 반박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선 건 명백한 범죄라고 못박았다. “일신의 안위와 사적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공무원을 사실상 사병화한 행위”라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줄곧 ‘공수처의 내란 수사 자체가 불법’이라며 체포영장 집행 거부의 명분으로 들었지만, 법원은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공수처법의 수사범위에 고위공직자 직권남용 범죄는 포함되지만, 내란죄는 포함되지 않는다.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관련 직권남용죄로 먼저 수사를 개시하고 이 과정에서 내란죄를 인지하는 형식으로 확장했는데 들어갔는데 이런 방식이 적법하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직권남용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사실관계가 일치해 중간 매개가 없이 직접 연결된다”며 “직권남용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레 내란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연관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군사기밀 장소인 대통령실에 대한 수색은 형사소송법 110·111조(군사상·공무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수색할 수 없고 수색하려면 책임자의 승낙이 필요)에 근거해 위법하다는 윤 전 대통령 쪽 주장은 앞서 관련 이의신청에 대해 법원이 기각한 논리를 이번 재판부도 그대로 인용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110조는 대물적 강제 처분이므로 대인적 강제처분에는 적용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항이 군사상 목적으로 물건을 수색하는 경우에만 책임자 승낙을 요구하는 조항이지, 군사상 비밀 장소에서의 피의자 체포를 막는 건 아니라는 취지다. 또 재판부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법 조항을 거론하며 “이미 직무정지된 피고인을 체포하는 게 국가의 중대한 이익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경호처장은 영장 집행을 승낙했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당시 공수처가 경호처장의 승낙 없이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니 이를 막아선 건 합법이라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이 궤변이라고 짚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해제 이후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을 시켜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등 내란 핵심 가담자들인 군 사령관들의 비화폰 통화내역을 삭제하게 한 것도 ‘내란 수사 방해’ 목적이 있는 위법한 행위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시는 피고인과 군 사령관들에 대한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되고, 김성훈 차장으로부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는데도 비화폰에 대한 조치를 재차 지시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국가긴급 사안…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를 열면서 몇몇 국무위원을 부르지 않은 건 이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봤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에 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가보훈부·문화체육관광부·환경부·고용노동부·해양수산부 장관 7명을 소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처럼 기밀성이 요구되고 긴급한 사안에서는 일부 국무위원을 부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야당의 폭거, 부정선거 의혹 등 윤 전 대통령이 말한 계엄 선포 사유를 하나하나 언급하며 “국무위원 전원에 대한 소집 통지를 하지 못한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긴급한 상황 하에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비상계엄과 같은 국가긴급권을 행사할 경우 국가의 각 분야에 있어 비상상황을 초래할 수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국가 긴급권 행사의 오·남용에 따른 폐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국정 각 분야의 보좌 및 심의를 담당하고 있는 국무위원 모두에게 국무회의의 소집을 통지할 필요성은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계엄 이후 작성된 계엄선포문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과정이 법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꾸미기 위해 만든 허위 공문서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문은 계엄 해제 이후에 강의구 전 대통령부속실장이 만든 것으로, 2024년 12월 6∼7일 윤 전 대통령,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서명으로 완성됐다. 재판부는 “선포문이 마치 2024년 12월3일에 작성돼 서명이 이뤄진 것처럼 기재됐다.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절차적 요건을 갖췄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허위 공문서 작성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으로 봤다.







일부 무죄, ‘10년 구형’에서 ‘5년 선고’로





다만, 허위로 작성된 사후 계엄선포문은 강 전 실장의 서랍 속에 있다가 폐기됐으므로, 이를 공식적으로 활용했다는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허위공문서 행사죄가 성립하려면 허위공문서의 내용이 허위임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열람할 수 있게 하는 등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이렇게 보기는 어려워 이 부분은 무죄”라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틀 뒤인 2024년 12월5일, 윤 전 대통령이 이를 합법적인 것으로 포장해 외신대변인에게 허위 공보활동을 지시했다는 직권남용 혐의도 무죄였다. 재판부는 “관계 법령을 종합하면 대통령 소속 비서관은 보좌하는 상관인 대통령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있다”며 “특정 사안에 관한 대통령의 입장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작성하고 전달할 의무 있지만 대통령의 입장 중 사실관계를 가려내거나 판단할 권한과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질서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데도 도리어 헌법과 관련 법령에서 대통령의 독단과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절차적 요건을 경시“했고 “범행들에 관하여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고 했다. 다만 허위공문서 작성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은 적극적으로 범행을 주도하지 않았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이 유리한 정상이라고 했다. 이런 판단 끝에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형량은 최대 11년3개월이었는데 재판부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특검의 일방적인 주장을 모두 받아들인 판결”이라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판결문 분석을 통해 법원의 양형 및 일부 무죄 사유를 정밀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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