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의 예수금 잔액 감소를 두고, 대출 여력 축소에 따른 구조적 조정이란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금리 경쟁이나 머니무브 현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신규 여신을 확대하기 어려운 만큼, 저축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 방어적인 경영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 대출 막히자 수신도 줄었다…금리 아닌 '운용 구조' 문제
16일 예금보험공사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 예수금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99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말 105조원에서 세 달 연속 줄면서, 다시 10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앞서 저축은행 예수금은 지난해 9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이후 한 달간 2조6000억원(2.6%) 증가한 바 있다. 한도 상향 시행 전부터 예수금은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고, 시행 직후 일시적으로 유입이 늘었다. 하지만 증가 흐름은 빠르게 둔화됐다.
이같은 수신 감소세를 단기적인 금리 경쟁 결과로만 보진 않는다. 오히려 대출 여력 축소에 따른 구조적 조정 국면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과거처럼 대출 확대에 맞춰 수신을 늘리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신규 여신이 제한된 만큼 수신도 함께 조정되는 흐름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출 확대에 맞춰 수신을 늘렸다"며 "하지만 현재는 신규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대출을 내줄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수신을 억지로 늘릴 필요성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출 환경 변화 역시 수신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개인 신용대출의 경우 기대출이 많은 차주 비중이 늘었고, 소득 기준 중심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 취급도 쉽지 않다. 기업대출 역시 경기 불확실성과 건전성 관리 기조 속에서 심사가 전반적으로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 성장보다 방어 국면…뚜렷하게 드러난 예대마진 모델 한계
이런 환경 속에서 저축은행의 예대마진 중심 모델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저축은행들은 당분간 공격적인 외형 성장보다 비용 통제와 자산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 손익 방어 전략에 집중할 전망이다. 실제 수신금리 하락은 조달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실채권 정리 과정에서 발생한 충당금 환입이나 채권 매각 이익 등이 단기적인 손익 개선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는 신규 영업 확대에 따른 성장이라기보다 기존 자산 정리에 따른 회계적 개선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된다.
중장기적으로 예대마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잔액은 12조4722억원이다. 2024년 9월 말(9조1678억원) 대비 약 36% 증가한 규모다.
일부 저축은행은 유가증권 투자, 기업금융, 메자닌 투자 등 투자금융 성격의 자산 운용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법적·제도적 제약으로 운용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한계도 존재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인 신용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수익을 내려면 결국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제도적 제약이 많아 선택지가 넓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는 공격적인 성장을 논하는 대신 건전성 관리와 구조 조정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시기"라며 "정책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업권 전반의 흐름이 단기간에 전환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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