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버스가 인도로 돌진한 뒤 건물에 충돌했다. 김수연 기자 |
서울 도심인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시내버스가 인도를 향해 돌진해 건물을 들이받는 사고가 벌어져 보행자를 포함해 13명이 다쳤다. 버스 운전자는 경찰에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 설명을 16일 들어보면, 이날 오후 1시15분께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50대 남성 ㄱ씨가 운전하던 704번 버스가 인도를 향해 돌진해 농협 건물을 들이받았다. 버스는 독립문역 쪽에서 직진하다가 서대문역 주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고, 승용차 등을 친 뒤 교통섬을 가로질러 건물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췄다고 한다.
이날 사고로 버스 운전자를 포함해 버스 탑승객과 버스 주변 승용차 탑승자, 보행자 등 13명이 다쳤다. 보행자였던 30대 남성과 70대 여성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11명은 경상을 입었고, 이중 6명도 병원에서 치료 받았다. 버스 운전자 ㄱ씨는 경찰에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버스 운전자에게서 음주·약물 운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16일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버스가 인도로 돌진한 뒤 건물에 충돌했다. 독자 제공 |
사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사고 당시 버스가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서대문역 2번 출구 주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아무개(41)씨는 “굉음이 들려 나가보니 버스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농협 건물 쪽으로 방향을 틀어 들이받았다”며 “중앙분리대를 치며 차량을 멈추려고 시도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몇 분 전 농협 건물에서 나왔다는 한아무개(65)씨는 “제동이 안 된 것 같다”며 “느낌상으로는 속도가 시속 100km는 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는 부서진 인도 위 경계석과 유리 파편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농협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ㄱ(27)씨는 “업무 도중 버스가 가드레일을 박는 소리에 창문을 내다 보니 버스가 우리 건물을 박은 상태였다”며 “건물 앞 계단에 충돌하지 않았다면 영업점 건물 안까지 들어왔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버스가 가로지른 교통섬이 점심 시간에 엄청 밀집되는 곳”이라며 “인명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버스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입건한 뒤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결함 여부 등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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