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IPO 본격 추진
CES서 '아틀라스' 주목받아
기업가치 최대 40조원 평가
대형투자 앞둬 외부자금 필요
장재훈 "여러 가능성 열어둬"
CES서 '아틀라스' 주목받아
기업가치 최대 40조원 평가
대형투자 앞둬 외부자금 필요
장재훈 "여러 가능성 열어둬"
현대자동차그룹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최근 끝난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자 제작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공개(IPO)가 본격 추진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일단 “정해진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물밑에서 미국 증시 상장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1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될 당시 기업가치가 11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로 책정됐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로부터 지분 80%를 8억 8000만 달러에 매입했다. 회사 가치는 2024년 유상증자 당시 2조~3조 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CES 2026을 기점으로 체급 자체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최상위 기술 수준을 보여준 만큼 30조~40조 원의 기업가치를 매기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애초 인수 당시 4년 내 IPO를 추진한다는 조항이 붙었다. 다만 기술 투자 확대로 적자가 누적되자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 IPO를 미뤘다. 실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2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3907억 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으나 1조 3845억 원의 손실이 쌓였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매년 유상증자에 나섰다. 현재까지 투입된 자금은 총 3조 2783억 원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에 연 3만 대 로봇 양산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본격적인 수익 활동이 빨라야 2년 뒤에나 시작된다는 얘기다. 그때까지 마냥 내부 자금만 투입할 수 없기 때문에 IPO가 외부 자금 조달을 위한 가장 유용한 수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상장은 회사의 높은 가치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것은 물론 자금 압박을 해소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라고 말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IPO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안정화와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그룹 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제기하지만 정공법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자신이 가진 계열사 주식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012330) 지분을 늘리는 것이다. 정 회장은 21.9%에 달하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갖고 있어 IPO가 성공하면 자금 확보에 주요 발판이 된다.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현재 0.33%에 불과하다. 현대모비스 지분(7.38%) 등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가진 계열사 주식을 상속·증여 받을 경우 세율이 60%에 달해 7조 원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40조 원 규모로 상장을 한다면 정 회장의 지분 가치는 8조 원을 넘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8년 순환출자 해소 등을 겨냥해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사후관리(AS) 부품 사업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려 했지만 현대모비스의 회사 가치를 저평가했다는 논란이 일자 양사 합병을 포기한 바 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번 CES에서 기자들을 만나 보스턴다이내믹스의 IPO와 관련해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여러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그건 구체화 단계에서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민환 기자 yoogiz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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