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서울경제 언론사 이미지

[단독] '삼전 2배 레버리지' 검토···서학개미 유인책 또 나온다

서울경제 강동헌 기자,윤지영 기자,이정훈 기자
원문보기

[단독] '삼전 2배 레버리지' 검토···서학개미 유인책 또 나온다

서울맑음 / -3.9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빗장 풀기]
나스닥100 3배·테슬라 2배 ETF 등
고위험·고수익 상품에 선호도 높아
올해 들어 美 주식 3.8조원 순매수
韓도 미국·홍콩처럼 2·3배 추종 필요
당국 "실무 검토···오래 걸리지 않을 것"


정부가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국내 지수를 3배 이상 추종하는 ETF 상품 등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만간 홍콩 시장에서 선보였던 ‘삼성전자 2배 추종 ETF’를 국내 운용사들도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고환율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당국이 해외 증시로 이동한 개인투자자를 국내 증시로 복귀시킬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16일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 당국은 고위험 레버리지 ETF 상품 출시를 위한 전방위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당국 관계자는 “개별 주식 ETF와 배수 제한이 있는 국내 레버리지 ETF 상품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면서 “현재 실무적 검토 단계로 (최종 결정 여부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현재 관련 상품 출시를 위한 리스크와 법 규정 사항 등도 살펴보고 있다. 상품 출시를 위해서는 한국거래소 규정과 자본시장법상 시행령 등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파생형 상장지수펀드 증권의 배율은 2배를 넘어서는 안 된다. 또 자본시장법 234조와 시행령에 따르면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이 10종목 이상 다수여야 한다. 당국과 금융투자협회는 해외 주식 투자자의 매매 패턴을 파악할 수 있도록 증권사에 관련 동향 분석 자료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본격적인 검토에 나선 만큼 이르면 이달에도 상품 출시 결론이 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가 고위험 레버리지 ETF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나선 것은 서학개미 복귀 대책을 내놨어도 해외 주식 투자 움직임이 여전히 활발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새해 들어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벌써 미국 주식에 4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었다. 단순 지수 상승률만 놓고 보면 국내 증시의 성과가 압도적이지만 투자자들은 더 큰 변동성을 제공하는 해외 레버리지 상품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정부가 관련 상품 출시 검토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15일 기준 26억 3883만 달러(약 3조 8898억 원)로 집계됐다. 새해 들어 보름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지난달 전체 순매수 규모인 18억 7385만 달러(약 2조 7611억 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서학개미들은 1월 첫째 주(5~9일) 14억 3787만 달러(약 2조 1194억 원), 둘째 주(12~15일) 6억 9667만 달러(약 1조 269억 원)로 굵직한 순매수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코스피가 강한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 자금을 쏟는 배경으로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에 대한 선호가 꼽힌다. 실제로 해당 기간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4억 8437만 달러(약 7139억 원), 알파벳 3억 7286만 달러(약 5496억 원),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 2억 9562만 달러(약 4357억 원), 마이크론 1억 9494만 달러(약 2873억 원), 뱅가드 S&P500 ETF 1억 8649만 달러(약 2748억 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시장에서는 국내에서 거래가 제한적인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나 지수 3배 추종 상품이 해외 투자 수요를 자극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4일 기준 나스닥100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ETF의 국내 투자자 보관 금액은 33억 5966만 달러(약 4조 9511억 원)로 집계됐다. 테슬라 일일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ETF는 25억 8470만 달러(약 3조 8087억 원),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ETF는 26억 5042만 달러(약 3조 9056억 원)에 달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지수를 추종하는 2배 레버리지 ETF만 상장이 가능하다. 반면 미국이나 홍콩 등 해외 증시에서는 테슬라·엔비디아 등 특정 종목의 일일 등락률을 2배·3배 추종하는 ETF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심지어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하면서도 더 높은 변동성을 얻기 위해 홍콩 증시를 찾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홍콩 시장에 상장된 ‘CSOP SK하이닉스 2배’와 ‘CSOP 삼성전자 2배’ ETF가 대표적이다. 이에 정부도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한 ‘규제 빗장 풀기’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윤지영 기자 yjy@sedaily.com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