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일부 유죄…허위공문서 작성 유죄, 행사는 무죄
"반성 없다" 지적했지만…尹측 "정치화한 판결, 항소할 것"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 1심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퇴장하고 있다. (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6/뉴스1 |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징역 10년을 구형했던 점을 고려하면, 특검팀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16일 특수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차 체포영장 집행 방해, 2차 집행 방해 모두 '유죄'
내란특검팀은 지난달 26일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전체에 징역 10년을 선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범행과 관련해 "중무장한 대통령 경호처 소속 공무원을 사병화해 영장 집행을 물리력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저지하도록 한 것"이라며 "전례 없는 공무집행 방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 부분에 대해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2023년 12월 1차 체포영장 및 수색 영장 집행 저지, 2025년 1월 체포·수색 영장 등 집행 저지에 관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 "피고인은 일신의 안위와 사적인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을 사실상 사병화해 자신에 대한 수사 기관의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하거나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일부 유죄, 허위 공보 혐의는 무죄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국무위원의 심의권 침해 및 비화폰 기록 인멸 시도, 허위 사실 공보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대통령 권한 행사에 대한 사전 통제장치인 국무회의의 심의를 무력화한 점,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호도한 점, 외신 기자들에게 허위 사실을 알린 점, 공범들과 범행에 사용한 비화폰 인멸을 시도한 점, 대통령의 막강한 지위를 이용하는 등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저녁 8시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4명만을 대통령실로 불러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렸다.
재판부는 이로 인해 윤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소집통지를 하지 않은 국무위원 7인의 국무위원의 심의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모든 국무위원은 국무회의의 구성원으로 심의권을 가지는데도,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전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소집 통지를 했으므로 통지를 받지 못한 교육부 장관 등 7명의 국무위원의 심의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국무회의 소집 전에 국무위원에게 통지하지 못한 것을 정당화할 정도로 긴급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또 윤 전 대통령이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게 비화폰 관련 삭제 지시를 한 점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소집 통지를 받고도 대통령실에 도착하지 못해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2명에 대한 심의권은 침해하지 않았다고 봤다.
또 윤 전 대통령이 외신에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 등 허위 사실을 PG(프레스 가이드)로 작성·전파한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파하는 PG는 국정 현안에 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표명하거나 홍보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PG 전파 지시를 받은 해외 홍보 비서관에게 PG의 내용이 허위인지 여부를 판단해 그 내용을 수정해 전달하거나 전달을 거부할 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허위공문서 작성은 유죄, 행사는 무죄
특검팀은 마지막으로 비상계엄 선포문을 사후에 작성한 혐의에 대해 "피고인이 대통령에 대한 헌법 통제 장치인 문서주의를 전혀 준수하지 않았음에도 사후 은폐를 위해 범행한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중 허위공문서 작성죄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강의구 부속실장은 비상계엄이 헌법 제82조에서 정한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절차적 요건을 갖추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문서를 기안했고, 피고인 스스로도 이 문서가 비상계엄 선포에 관해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를 받은 문서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문서에 서명했다고 할 것"이라며 "이 문서는 피고인이 그 직무에 관해 작성한 공문서라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이 문서가 실제로는 지난해 12월 6일 작성돼 다음 날 윤 전 대통령이 서명했는데도, 마치 12월 3일 작성된 것처럼 대통령 및 국무위원의 서명이 이뤄진 것처럼 되어있으므로 그 자체로 허위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허위작성공문서행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가 성립하려면, 문서가 허위라는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열람할 수 있는 등 문서에 관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가 존재해야 한다"며 "강 전 실장은 해당 문건에 서명이 완료된 후 이를 자신의 사무실 책상 서랍 안에 보관했다가 한 전 총리가 폐기 요청을 하자 피고인에게 보고한 후 폐기했으므로 다른 사람이 문서를 열람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 판단 이유를 밝혔다.
백대현 부장판사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판결문을 낭독하고 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6/뉴스1 |
재판부 "죄질 매우 좋지 않아…반성 없어"…尹 측 "항소할 것"
재판부는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각각 혐의에 대한 형량을 밝히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에 관해 전례 없이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소집을 통지해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해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의 심의권을 침해했다"며 "대통령으로서 헌법 수호, 법질서 준수 의무가 있는데도 헌법을 경시한 태도를 보여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으로서 가지는 막강한 영향력을 남용해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했는데 사적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경호처 공무원을 사실상 사병화했다"며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그런데도 윤 전 대통령은 이 사건 범행에 관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바로 항소 의사를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 유정화 변호사는 선고 직후 "형사재판은 정치가 아니라 법률을 기준으로 했어야만 함에도 정치화해서 판결했다"며 "당연히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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