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피자헛 215억 반환 판결 확정
명시 의무 없던 2024년 이전 계약 '지뢰'
BBQ·맘스터치 등 20개 브랜드 소송 중
대법원이 피자헛 가맹본부에 차액가맹금을 반환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이라는 첫 대법원 확정 판결이다. 문제는 2024년 법 개정 전까지 대다수 가맹본부가 계약서에 차액가맹금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미 20여개 브랜드로 소송이 확산된 상황에서 한국 프랜차이즈 특유의 불투명한 수익 구조가 법정 다툼으로 번질 전망이다.
판결이 말하는 것, 말하지 않는 것
대법원은 15일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확정했다. 피자헛이 지난 2016∼2022년 가맹점주들로부터 받아온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판단이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원부자재를 공급할 때 적정 도매가격을 초과해 받는 금액으로, 일종의 유통마진이다. 예를 들어 본부가 300만원에 구입한 식자재를 450만원에 가맹점에 공급하면 150만원이 차액가맹금이 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4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외식업종 가맹점의 평균 차액가맹금은 2300만원이었다.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 중 가맹점 평균 차액가맹금 비율도 4.2%에 달했다.
명시 의무 없던 2024년 이전 계약 '지뢰'
BBQ·맘스터치 등 20개 브랜드 소송 중
그래픽=비즈워치 |
대법원이 피자헛 가맹본부에 차액가맹금을 반환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이라는 첫 대법원 확정 판결이다. 문제는 2024년 법 개정 전까지 대다수 가맹본부가 계약서에 차액가맹금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미 20여개 브랜드로 소송이 확산된 상황에서 한국 프랜차이즈 특유의 불투명한 수익 구조가 법정 다툼으로 번질 전망이다.
판결이 말하는 것, 말하지 않는 것
대법원은 15일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확정했다. 피자헛이 지난 2016∼2022년 가맹점주들로부터 받아온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판단이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원부자재를 공급할 때 적정 도매가격을 초과해 받는 금액으로, 일종의 유통마진이다. 예를 들어 본부가 300만원에 구입한 식자재를 450만원에 가맹점에 공급하면 150만원이 차액가맹금이 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4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외식업종 가맹점의 평균 차액가맹금은 2300만원이었다.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 중 가맹점 평균 차액가맹금 비율도 4.2%에 달했다.
그래픽=비즈워치 |
법원이 문제 삼은 건 차액가맹금 수취 자체는 아니었다. 피자헛이 가맹계약서에 차액가맹금 관련 조항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다. 앞서 서울고법은 가맹계약서에 관련 조항이 없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차액가맹금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가맹본부가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판단이다. 피자헛은 2020년부터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을 기재했지만 법원은 이것만으로 계약상 합의가 성립됐다고 보지 않았다.
피자헛이 로열티와 차액가맹금을 동시에 받았다는 점도 점주들의 부담을 키웠다. 점주들은 가맹계약 체결 시 최초 가맹비를 냈다. 이후 매달 총수입의 6%를 고정 수수료로 지급했고 5%를 광고비로 냈다. 로열티를 내면서 동시에 원부재료 공급 과정에서 차액가맹금도 부담한 셈이다.
더 투명하게
차액가맹금 논란은 한국 프랜차이즈 특유의 수익 구조에서 비롯됐다. 미국 등에서는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한국에서는 물품 공급을 통한 차액가맹금이 주요 수익원이다. 공정위의 2025년 가맹 분야 실태조사에 따르면 차액가맹금만으로 수익을 내는 가맹본부의 비율은 22.9%였다. 로열티와 차액가맹금을 함께 받는 곳이 38.6%였다. 이를 합치면 전체의 61.5%가 차액가맹금을 수취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에서 차액가맹금 방식이 자리 잡은 데는 국내 시장 특성이 작용했다. 국토가 좁아 본부가 직접 물류를 관리하기 쉽다보니 차액가맹금으로 수익을 내는 방식이 가능했다. 또 영세한 가맹본부가 많은 것도 로열티 방식 도입을 어렵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규모가 작은 본부는 점주들의 매출을 일일이 파악해 로열티를 수취하기 어려워 물품 공급 대금으로 수익을 내길 선호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점주들은 가맹본부가 얼마의 차액을 붙이는지 알 수 없었다. 가맹본부가 지정하는 물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다보니 점주들은 가격을 비교하거나 다른 곳에서 살 선택권이 없었다. 이런 문제 때문에 2018년 4월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정보공개서에 전년도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 금액과 매출액 대비 비율을 기재하도록 의무화 하는 내용이다.
그래픽=비즈워치 |
2019년부터 시행된 이 규정에 프랜차이즈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가맹본부는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21년 차액가맹금 공개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차액가맹금이 가맹본부의 주요 수익원이면서 점주가 실제 부담하는 비용이라고 봤다. 이를 공개하지 않으면 가맹본부가 과도한 이득을 얻을 수 있고 이는 결국 분쟁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이었다.
이어 2024년 가맹사업법이 다시 개정되면서 차액가맹금을 가맹계약서에 반드시 명시하도록 더 강화됐다. 가맹 희망자들이 참고용으로 보는 정보공개서가 아니라 개별 점주와 직접 합의하는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한 개정이었다.
추가 소송 번질까
이번 판결이 업계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개정 전까지 대다수 가맹본부가 계약서에 차액가맹금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원은 정보공개서에 공개했더라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다면 개별 점주와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024년 이후 체결된 계약은 계약서 명시 의무가 있다. 하지만 그 이전 계약들은 합의 없이 차액가맹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인 브랜드만 20여개에 달한다. BBQ, bhc, 교촌과 굽네 등 치킨 브랜드부터 맘스터치와 버거킹 등 버거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등이 소송에 휘말려있다. 피자헛 판결을 지켜보던 다른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소송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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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아직도 차액가맹금 규모를 모르는 점주들도 많다. 공정위의 2025년 실태조사에서 차액가맹금을 내는 점주 중 자신이 얼마를 지급하는지 아는 비율은 33.9%에 그쳤다. 10명 중 6~7명은 자신이 차액가맹금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 모른다는 의미다. 이들이 차액가맹금 규모를 알게 되면 추가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피자헛처럼 로열티를 받는 동시에 차액가맹금을 받고 있는 38.6%의 브랜드들이 관건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차액가맹금에서 로열티 구조로의 전환 논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결국 불투명한 비용 구조가 소송으로 이어졌다며 점진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차액가맹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투명성과 합의 절차가 핵심"이라며 "앞으로는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하고 점주들과 충분히 협의하는 과정이 필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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