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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꾼 대통령’ 트럼프, 분노를 표로 바꾼 정치 공식 [동아닷컴 금주의 신간]

동아일보 김영호 기자,황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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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꾼 대통령’ 트럼프, 분노를 표로 바꾼 정치 공식 [동아닷컴 금주의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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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피디아: 트럼프 알고리즘을 해부하다/ 이지윤 지음/ 396쪽·2만2000원·마음의숲

이 책은 트럼프만의 독특한 권력 획득 공식을 해부한다. 현직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인 저자는 수년간의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트럼프의 수비 전략인 ‘나는 된다’와 공격 전략인 ‘내가 맞다’가 어떻게 비즈니스 알고리즘을 넘어 정치 권력의 핵심 공식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기득권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결핍을 연료 삼아 포퓰리즘을 가동시키는 방식도 구체적으로 짚는다. 트럼프는 음모론마저 ‘관심’이라는 자산으로 전환하고, 정경유착이라는 비판조차 자신의 거래 감각으로 흡수하며 워싱턴의 기존 질서를 뒤흔든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트럼프식 정치 기술의 본질로 풀어낸다.

책은 어렵지 않다. 저자는 다양한 일화와 사례를 통해 독자들이 궁금해했던 지점을 장황함 없이 정확하게 설명한다. 독자는 그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트럼프식 권력 작동 방식을 자연스럽게 해독하게 된다.

정치를 사업처럼 다루는 트럼프의 기조 아래, 공격 전략부터 노이즈 마케팅, 조직적인 SNS 대응까지 촘촘히 분석한 이 책은 트럼프 현상의 ‘지적 해부도’라 할 만하다.

◇ 석가 웃다/ 정경 지음/ 464쪽·3만 원·지혜의나무

불교에서 말하는 진리인 ‘사성제(四聖諦)’는 단순하다. 세상은 고통이라는 고제, 그 원인은 집착이라는 집제, 집착을 소멸한 열반의 경지가 있다는 멸제, 그 길에 이르는 방법이 있다는 도제가 그것이다.

하지만 저자인 정경 스님은 25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 단순한 진리가 매우 복잡해졌다고 본다. 진리를 설명하기 위해 덧붙여진 설명들이 오히려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불교의 근본 원리인 삼법인(三法印), 즉 “모든 것은 변하고, 영원한 ‘나’는 없으며, 집착을 버리면 평온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한다. 불필요한 교리의 껍데기를 걷어내고 ‘진짜 가르침’의 알맹이로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다.

가장 큰 특징은 인공지능(AI) 챗봇인 GPT와의 대담 형식이라는 점이다. 스님은 AI가 내놓는 교과서적인 답변의 모순을 날카롭게 짚어내며 “석가의 깨달음은 무엇인가”를 추적한다. AI를 활용한 이른바 ‘딸깍 출판’이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AI를 단순한 집필 도구가 아닌 인간의 사유를 자극하는 ‘비판적 대화 파트너’로 투명하게 활용한 선례로 평가받는다.

대담은 결국 관념적인 종교가 아닌 삶을 바꾸는 ‘철학’으로서 불교를 재정의하는 데로 나아간다. 번뇌가 사라진 평온한 상태인 ‘열반’은 특별한 사람만 도달하는 신비로운 경지가 아니다. 세상의 이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불교의 본래 모습이다.


어떤 경전보다도 쉬운 이 대담과 함께, 오늘 하루 마음속 집착을 하나씩 내려놓으며 직접 부처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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