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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사법 판단 전 '정치적 단죄', 그 대가는 시민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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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사법 판단 전 '정치적 단죄', 그 대가는 시민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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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논산시 더불어민주당 광역·기초의원들이 성명서를 통해 '백성현 논산시장 공직선거법 위반 검찰 기소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형중 기자

16일 논산시 더불어민주당 광역·기초의원들이 성명서를 통해 '백성현 논산시장 공직선거법 위반 검찰 기소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형중 기자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백성현 논산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자 논산 정가는 한겨울 폭풍에 휘말렸다.

검찰의 기소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도의원들은 '행정 신뢰 추락' '관권 선거'를 앞세워 공세에 나섰다. 실무 공무원들에 대한 기소유예와 변호사비 지원을 두고는 '혈세 대납'이라는 자극적 표현까지 동원됐다.

명분은 공직 기강 확립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10여 년 전 황명선 전 시장 시절, 선거법 위반과 공직 윤리 논란이 잇따랐을 때 민주당은 어떤 태도를 보였던가. 침묵과 방어로 일관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랬던 이들이 이제는 상대 진영을 향해 현미경을 들이대듯 공세를 펼친다.

시민들이 '이중잣대'와 '선택적 정의'를 말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방의 본질을 시정 정상화가 아니라 차기 지방선거를 향한 '고지전'으로 본다. 헌법이 보장한 무죄 추정의 원칙은 정쟁 속에서 이미 뒷전으로 밀렸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유죄 프레임'을 씌워 정치적 타격을 극대화하려는 계산이 읽힌다.


최근 KDI 주력 사업장의 영주 결정 등 지역 현안에서 드러난 민심 이반을 덮기 위한 국면 전환용 카드라는 지적도 나온다. 때를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지역 발전을 위한 고뇌라기보다 정당의 이해에 매인 정치적 퍼포먼스에 가깝다는 평가다.

논산시는 1400여 명 공직자가 움직이는 행정 조직이다. 시장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될수록 행정은 위축되고 공직 사회는 몸을 사리게 된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11만 명 시민의 삶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공세를 펴는 쪽에서 시정 안정의 대안이나 공무원들을 향한 격려는 보이지 않는다. '심판'과 '단죄'의 언어만 넘친다.


사법부의 판단은 법정에서 내려져야 한다. 정치권이 판결 이전에 장외에서 '정치적 교수대'를 세우는 일은 지역 사회를 갈라놓는 자충수일 뿐이다.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단죄에만 몰두하는 정치가 남기는 것은 분열과 피로감이다.

지금 논산에 필요한 것은 무분별한 돌팔매질이 아니다. 흔들리는 시정을 바로 세우고 침체된 지역 경제의 불씨를 살릴 초당적 협력이다. 정쟁이 시민의 삶을 가리는 순간, 그 피해는 결국 시민에게 돌아간다.

논산 정가는 이제 정당의 안경을 벗고 시민의 눈으로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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