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차바이오텍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LG CNS가 차바이오에 100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인공지능·디지털전환(AX·DX)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협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플랫폼이다. LG CNS는 "차바이오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의료 분야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단순 외주나 기술 제휴가 아닌 지분투자를 단행한 것 또한 이러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단기 및 중장기 로드맵에도 플랫폼 사업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단기 계획에는 차바이오그룹 내 클라우드 인프라를 전환하고 스마트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장기 계획에는 LG AI 연구원 '엑사원'을 활용해 헬스케어 특화 소형언어모델(sLLM)을 구축하고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병원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관 산업에 공동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LG CNS가 지분투자를 선택한 것은 사업 모델 변화와도 맞닿아있다. 그동안 의료 및 헬스케어 정보기술(IT) 사업은 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 수익에 한정됐지만 플랫폼형 사업은 데이터를 축적하거나 서비스를 확장할 수록 장기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지분투자시 이에 대한 성과를 배분할 근거도 명확해질 수 있다.
올해 플랫폼화 사업에 뛰어드는 IT서비스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AI가 IT서비스업계의 먹거리가 되면서 사업 자체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 구조의 SI 사업은 수발주 위주로, 사업이 발주되면 IT서비스기업이 수주 후 시스템을 구축하고 철수하는 구조다. 이른바 단발성 사업의 연속이었던 셈이다. 사업의 영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만큼 IT서비스업계의 가장 큰 골치거리는 인력 관리이기도 했다.
수발주 사업이 지속적으로 연계되지 않으면 개발자들로 대표되는 사업인력은 고스란히 유휴 인력이 되어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단위로 인력을 투입하고 철수하는 방식은 시장의 변동성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핵심 인재의 기술 노하우를 자산화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AI 모델은 데이터가 쌓일수록 학습을 통해 진화해야 하며, 시간이 지나면 성능이 저하(Drift 현상)되기도 한다. 따라서 구축 이후에도 지속적인 데이터 업데이트와 재학습이 필수적이며, 이는 자연스럽게 구독형이나 운영 중심의 영속적 사업 모델로 이어진다.
결국 IT서비스 기업들이 AI 기반의 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단순히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한 번 구축해 놓으면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어 사업의 영속성을 확보하고, 인력 중심의 수익 구조를 기술 중심의 고부가가치 모델로 체질을 개선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다.
국내 IT서비스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많은 고객 기업들이 AI 도입과 AX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인프라를 어떻게 재설계하고 뜯어고칠지 어느정도 구상이 나온 상황"이라며 "결국 SI 사업의 플랫폼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관계자는 "AI와 데이터가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면서 단순 구축 역량만으로 차별화가 어려워졌다는 실무자 의견도 있다"며 "플랫폼과 서비스 수익을 동시에 노리기 위한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플랫폼화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분야는 헬스케어뿐만 아니라 유통(커머스), 금융, 제조가 있다. 유통의 경우 고객을 분석에 AI를 활용하려 하고 있고 그 기반은 데이터 수집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제조는 스마트 팩토리에서, 금융은 도메인별 고객 확보에 AI 플랫폼 구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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