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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과 주변으로 나누는 순간 ‘이기적 문명’이 시작된다 [북적book적]

헤럴드경제 신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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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과 주변으로 나누는 순간 ‘이기적 문명’이 시작된다 [북적book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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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교수 신간 ‘이기적 문명 관찰기’
중심은 서구·나머지는 변두리 인식 안 돼
“문명은 경쟁이 아니라 공존의 언어”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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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사람들 간의 만남이 그러하듯 문명 간의 만남도 흔적을 남긴다. 특히 두 문명이 충돌할 때는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생기며, 승리한 문명은 자신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 패배한 문명에 냉혹하고 비극적인 상흔을 각인한다. 천 년 이상의 세월 동안 승자는 서구 문명이었고, 패자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그 외의 지역에 서식한 문명이었다.

빈곤과 젠더, 다문화 등 사회문제에 천착해 온 김영란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신간 ‘이기적 문명 관찰기’에서 문명을 중심과 주변으로 나누면 서구는 중심이 되고 나머지는 변두리가 되면서 ‘이기적 문명’이 시작된다고 지적한다. 이기적 문명이란 자신의 문명이 우월하다는 논리를 앞세워 다른 문명을 침략하거나 정복하는 논리를 의미한다.

저자는 서구라는 이기적 문명이 철저히 파괴하고 훼손한, 일명 ‘비문명’이라고 불렸던 앙코르와 잉카, 짐바브웨 등 ‘패배자들’의 문명 현장을 돌아보며 서구 문명에 감탄하고 다른 문명에는 무심했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특히 다른 문명이 일정 부분 공존한 코르도바와 이스탄불, 요르단 등을 통해 서구가 정의한 문화와 세계관에 대해 묵직한 물음표를 던진다.

저자는 다양한 문명이 꽃피웠지만 서구 열강에 짓밟힌 문명 지역을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터전인 한국 사회도 살펴본다. 한국은 지금 다인종·다문화사회로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가 이주자를 바라보는 시선엔 ‘이기적인 문명’이 투영돼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온 이주자는 존중과 신뢰, 동경의 대상이지만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에 대해선 하대하며 나도 모르게 ‘위계적 사다리’를 만들고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문명은 경쟁이 아니라 공존의 언어”라면서 “문명은 정복이 아니라 교류로 자라며 진짜 발전은 ‘함께 흐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주자를 우리와 구분 짓기보다 함께 교류하며 서로의 장점을 배워가는 것이 진짜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길임을 넌지시 알려준다.

이기적 문명 관찰기/김영란/박영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