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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CEO 연임 주주 통제강화”···당국, 국민연금 동원 시사

서울경제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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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CEO 연임 주주 통제강화”···당국, 국민연금 동원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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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선진화 TF 첫 회의
“나눠먹기식 지배구조 행태 실망”
회장 선정 주총 의결로 전환 검토
개방적 승계 프로그램 추진 의지
BNK는 법카 사용내역도 살펴봐
주총 감안 3월까지 개선안 마련




금융 당국이 은행 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에 대한 주주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형 금융지주사의 경우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만큼 사실상 국민연금을 동원해 연임 과정이 적합한지 따져보겠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로 예정된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특별 점검을 계기로 정부의 민간 금융사에 대한 개입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은행 지주회사는 주인 없는 회사의 특성을 갖고 있어 지주 회장의 선임 및 연임 과정에서 폐쇄성과 참호 구축 문제에 대한 비판이 지속 제기돼왔다”며 “나눠 먹기 식 지배구조에 안주함에 따라 영업 행태도 예대마진 중심의 기존의 낡은 영업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 실망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TF는 △금융사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 제고 △CEO 선임 등 경영 승계 과정 문제점 해결 △성과 보수 체계 합리성 제고 △낡고 불합리한 관행 개선 등 4대 제도 개선 방향을 거론했다. 금융 당국은 주주총회 일정을 겨냥해 3월까지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권 자율에 맡긴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넘어 금융사 지배구조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달 19~23일 진행하는 8대 금융지주 특별 점검 결과 역시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당국은 CEO 선임에 관한 주주총회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차기 회장 최종 후보 선정을 주주총회 의결 사항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언급된다. 현재는 각 금융지주 이사회(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를 정하면 주주총회에서는 선임 여부만 묻는 구조인데 최종 후보 자격을 부여하는 단계부터 주주들의 의사를 묻겠다는 것이다. 또한 회장 연임 안건을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격상하는 방안도 언급된다. 특별결의 사항으로 전환될 경우 ‘출석 주주의 3분의 2,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만 해 일반결의(출석 주주의 2분의 1,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보다 통과 문턱이 크게 높아진다.

권 부위원장은 “CEO 선임 과정이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된다는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개방적·경쟁적 승계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며 “특히 CEO의 연임에 대해서는 주주의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주주의 통제는 국민연금과 연관지어 생각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KB금융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지분 8.28%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9.13%)과 하나(8.77%)의 상황도 비슷하다. BNK금융의 경우 롯데쇼핑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10.67%를 갖고 있지만 국민연금도 9.07%를 소유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지주사를 향한 금감원의 압박은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BNK금융만 해도 금감원이 지배구조 검사를 1주일 추가 연장한 데 이어 여신운용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까지 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참석 수당과 식사비 등 이사회 활동과 관련된 내역까지 살피고 있다.

권 부위원장의 이날 발언 수위도 이례적으로 강도가 셌다. 당초 회의에 참가하려던 금융지주사 인사들도 참석이 불발됐다. 대신 금융위와 금감원·금융연구원·자본시장연구원 등 학계와 법조계에서만 참여했다. 금융지주사의 한 관계자는 “당초 회의에 참석하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이번 주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첫 회의인 만큼 업계의 참석을 배제해 당국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주총 시즌을 앞두고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최대한 주총 전에 특별 점검 결과와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제시해 영향을 미치려고 하지 않겠느냐”며 “민간 금융사에 대한 개입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TF에서 나온 개선 방안은 과거에도 이미 다 했던 것들”이라며 “수차례 개선을 통해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는데 무엇을 더 하겠다는 것인지 납득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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