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신용평가 |
국내 신용평가사(신평사)들이 한화의 인적분할에 대해 일제히 '신용도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존속법인이 주요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분할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다만, 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분할 이후 재무적 대응력과 주주환원 정책은 주요 모니터링 대상으로 떠올랐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한국기업평가(한기평)·NICE신용평가는 지난 15일 각각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한화의 인적분할이 기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한화의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한신평은 A+/안정적, 한기평은 A+(안정적), NICE신용평가는 A+/Stable이다.
한화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방산, 조선·해양, 에너지, 금융 부문이 속하는 존속법인 '㈜한화'와 테크·라이프 부문이 포함된 신설법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로 인적 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신평사들은 존속법인인 한화가 핵심 자회사에 조선·방산 등 캐시카우와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상수 한신평 산업1실 수석애널리스트는 "분할 존속법인인 한화는 건설·화약·무역 등 자체사업과 더불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 기존 비금융 주력 계열사와 한화생명 중심의 금융계열사를 지배하게 되며, 방산·조선·화학·에너지·금융 등의 사업부문에 사업역량·투자 재원 등을 집중할 계획이다"며 "이번 인적분할 이외에 금융부문의 분할, 지배주주 간의 지분거래 등 추가적인 지배구조 변경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유준위 한기평 기업1실 수석연구원도 "분할 이후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 주력 계열사가 한화에 편입되는 점을 고려할 때, 지주부문의 주요 수익원인 배당금 수익과 브랜드 수수료가 예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고 했다.
신평사들은 회사채나 CP(기업어음) 관련 신용도 변화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분할 전 채무가 모두 존속법인으로 남아 실질적인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김창수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4실 책임연구원은 "인적분할의 경우 상법상 분할 전 회사의 채무에 관해 각 분할 존속법인 및 분할 신설법인가 연대해 변제하므로 상환능력에 변화가 없으며, 분할 전 발행된 회사채의 신용도 변화는 제한적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장기적인 재무구조 측면에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렸다. NICE신용평가는 분할 이후 존속법인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창수 연구원은 "2025년 9월 말 기준 존속법인의 자본 규모는 분할 전 3조5000억원에서 분할 후 2조6000억원으로 감소해 부채 비율이 230.7%에서 305.7%로 상승하게 된다"면서도 "자기자본 규모 대비 재무부담이 높은 수준이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및 한화오션 등 주요 자회사로부터 배당 및 브랜드 수수료 증가와 건설사업 부문에서의 공사 미수금 회수 등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는 개선될 전망이다"고 했다.
반면 한신평과 한기편은 분할 이후 투자 부담 증가 가능성에 보다 주목했다. 성장 자회사에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상수 연구원은 "우호적인 외부여건이 지속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과 한화세미텍, 한화로보틱스, 아워홈 등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분할 대상 사업의 경우 향후 상당한 수준의 투자가 예상된다"며 "대규모 투자에 대한 재무적 대응력과 각 사업의 투자성과 등을 추가적으로 (신용도 관점에서) 검토할 예정이다"고 했다.
한기평도 한화가 사업 투자와 주주환원이 병행할 예정이어서 향후 재무 부담 변동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준위 수석연구원은 "한화는 분할 이후에도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을 기반으로 자체 투자에 소요되는 자금 부담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배당 확대, 우선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계획하고 있어 향후 자체 재무 부담 변동 수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화와 분할 신설법인이 인적분할만으로 실질적인 계열 분리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유사시 신설법인 계열사의 지원 가능성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분할 신설법인 관련 리스트를 떠안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 연구원은 "한기평은 향후 분할법인을 포함한 계열사 전반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계열지원 가능성 반영 여부 등을 재검토할 계획이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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