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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SK 반도체 건설현장 노동자 숨져…또 ‘과로 의심’ 사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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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SK 반도체 건설현장 노동자 숨져…또 ‘과로 의심’ 사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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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SK하이닉스 누리집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SK하이닉스 누리집


지난 13일 경기도 용인시 SK하이닉스·SK에코플랜트 반도체 클러스터 팹동 건설현장에서 장시간 일하던 철근공이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건설노조가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11월에도 해당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형틀목공 노동자가 숨진 바 있다.



건설노조는 16일 성명을 통해 “노동부가 SK하이닉스 건설현장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발주처인) SK하이닉스는 건설노동자 산재사망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건설현장은 SK하이닉스가 발주하고 SK에코플랜트가 시공을 맡았다. 시공 협력업체는 전문건설업체인 남웅건설로, 공사기한은 내년 5월까지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철근공인 배아무개씨(57)는 지난 13일 저녁 9시36분 이 현장에서 작업하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14일 오전 3시44분 사망했다. 사인은 뇌동맥 파열로 확인됐다. 배씨는 지난해 9월부터 이 현장에서 일했다. 동료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배씨는 통상 오전 6시50분께 출근해 밤 10시 30분까지 장시간 일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노조는 “철근 노동자는 최장 18시간까지 현장에 머무르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유족은 배씨가 과로로 인해 사망했다고 보고 산재 신청을 준비 중이다.



사고 당일 용인 지역 체감온도가 영하 7.4도에 달해 한파 대비 노동자 안전보호대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이곳을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고 한파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오는 3월까지 ‘범정부 한파 안전 대책기간’을 운영하면서, 건설현장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될 경우 작업시간대를 조정하고 옥외작업을 최소화하는 등의 조치를 하도록 지도하겠단 내용이었다. 하지만 건설노조는 “한파특보가 발효된 날에도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는 등 노동부 대책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망은 해당 현장에서 발생한 두 번째 과로 의심 사망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15일에도 같은 현장에서 형틀목공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 끝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당시 동료 노동자들은 “하루 13~14시간 일을 못 하면 나가라는 분위기 속에서 겨울철 일감을 놓칠 수 없어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건설노조는 연이은 사망사고의 원인으로 장시간 노동 구조와 감독 부재를 지목했다. 건설노조 쪽은 “워낙 대규모 현장인데다 공사기한을 넘기면 지체 보상금을 물어야 하다보니 촉박하게 작업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겨울철에 건설 노동자 일감이 없어 힘든 현장이라도 일단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일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평소보다 특별히 급하게 돌아가는 현장은 아니었다”며 “출퇴근 기록과 달리 휴게·식사시간 등을 제하고 (배씨의) 실근무시간은 12월 기준 평균 9시간 가량 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근무 시간표에 따라 인력을 투입하는 건 협력업체 담당”이라고 덧붙였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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