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철학과 신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만 그 철학이 머릿속에 있거나 문서로 정리돼 있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교육 대상에게 제공되고 구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진재 푸르니보육지원재단 대표의 말이다. 그가 말하는 철학과 신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아동중심 보육’, 그리고 '놀이를 통한 배움’이다.
베이비뉴스 소장섭 편집국장이 진행하는 데스크가 만난 사람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박진재 푸르니보육지원재단 대표. 이효상 기자 ⓒ베이비뉴스 |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철학과 신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만 그 철학이 머릿속에 있거나 문서로 정리돼 있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교육 대상에게 제공되고 구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진재 푸르니보육지원재단 대표의 말이다. 그가 말하는 철학과 신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아동중심 보육’, 그리고 '놀이를 통한 배움’이다.
박진재 대표는 "푸르니보육지원재단(이하 푸르니)은 2003년 처음 출발할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교육 철학을 유지해 오고 있다"면서 "한마디로 정리하면 '아동중심 보육’, 그리고 '놀이중심 교육’"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푸르니가 중요하게 여겨온 것은 아동중심이라는 원칙을 말이 아니라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실제 적용해 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사나 부모, 또는 제도를 운영하는 어른의 편의나 기대가 아니라, 아이에게 어떤 환경이 유익한지, 언제 가장 잘 배우는지, 아이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가장 우선에 두고 판단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져왔다. 부모의 욕심이나 어른의 기준 때문에 교육의 방향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고민을 이어가다 보면 결국 답은 '놀이’로 귀결된다."
박진재 대표는 "아이들은 말로 정확히 표현하지는 않지만, 무엇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지, 언제 가장 몰입하는지 놀이를 통해 드러낸다. 그래서 푸르니는 놀이가 교육의 중심이 돼야 하고, 놀이 안에 충분한 배움이 담겨 있다는 믿음을 지속적으로 지켜오고 있다"고 전했다.
푸르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사회적 유행이 등장하더라도, 아이를 중심에 두고 놀이를 핵심에 놓는다는 원칙만큼은 흔들리지 않고 유지해 왔다는 게 박진재 대표의 설명이다.
"이 철학을 현장에서 실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교사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철학이 있어도 이를 구현하는 사람은 교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푸르니는 교사가 아동중심·놀이중심 보육을 실제로 실천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교사를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교육하며, 현장에서 고민을 함께 나누는 과정 속에서 푸르니의 보육 철학이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푸르니는 영유아 보육과 직장어린이집 운영, 국공립어린이집 설치 지원을 포함한 보육 전반을 지원하는 비영리 전문 기관이다. 아이 중심의 질 높은 보육을 실천하고, 교사와 부모를 함께 지원하는 활동을 지속하면서 대한민국 영유아 보육 현장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진재 대표는 푸르니보육지원재단의 전신인 '푸른보육경영’이 태동하던 2003년에 합류해, 첫 번째 직장어린이집인 푸르니서초어린이집 원장으로 재직했다. 이후 2012년 푸르니보육지원재단으로 자리를 옮겼고, 2020년부터는 대표로서 재단의 운영과 방향성을 이끌고 있다.
그는 얼마 전 2025년 보육사업 발전 유공자로 선정돼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박진재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참 감사하고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상은 제 이름으로 받았지만, 이 성과는 결코 개인의 것이 아니라 푸르니에서 함께 일해 온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현재 푸르니에는 여러 직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역할을 해주고 있고, 오랜 시간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해 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내부에서 묵묵히 이어온 일들이 외부에서도 이렇게 인정받았다는 점이 무엇보다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래서 기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도 크다"고 덧붙였다.
2025년 보육사업 발전 유공자로 선정돼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한 박진재 푸르니보육지원재단 대표가 표창장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효상 기자 ⓒ베이비뉴스 |
현재 푸르니가 운영하고 있는 직장어린이집은 약 290곳에 이른다. 대한민국 전체 직장어린이집이 1300여 곳임을 감안하면, 직장어린이집 5곳 중 1곳을 푸르니가 맡고 있는 셈이다. 어린이집 전체 숫자만 놓고 보면 작은 비중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일하는 부모들의 일·가정 양립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온 역할과 기여도는 결코 적지 않다.
특히 푸르니는 질 높은 보육서비스를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하려고 부단히 노력해 온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박진재 대표에게 질 높은 보육서비스의 핵심이 무엇이냐고 묻자, 두 가지를 언급했다. 첫 번째는 보육 프로그램의 질, 두 번째는 이를 실천하는 교사의 인성과 전문성이다.
"아이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어린이집에서 집단으로 생활한다. 부모가 일하는 시간 동안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기관에서 보내는 만큼, 그 시간 동안 어떤 교육적 경험을 하느냐는 아이의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 푸르니는 아이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하고 싶을 때 마음껏 놀이할 수 있는 환경이 질 높은 보육의 출발점이라고 보고 있다."
박진재 대표는 "많은 영유아 대상 기관에서 겉으로는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교실을 보면 어른의 의도나 계획에 따라 아이들을 끌고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푸르니가 추구하는 교육은 아이가 원해서 선택한 놀이가 존중되고, 그 놀이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교사의 상호작용으로 학습이 일어나는 질 높은 프로그램이다. 놀이가 중심이 되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는 가장 자연스럽게 배우고 성장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박진재 대표는 "아무리 좋은 환경과 프로그램이 있어도, 실제로 아이와 눈을 맞추고 대화하며 상호작용하는 주체는 교사다. 그래서 교사의 인성과 전문성은 프로그램의 질 못지않게 중요하다. 아이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관심을 가지며, 끊임없이 관찰하고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교사의 역량이 곧 보육의 질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어린이집도 저출생 위기와 유보통합이라는 커다란 변화를 비켜갈 수는 없다. 2010년대 초중반부터 2020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났던 직장어린이집은 저출생의 여파로 개원 속도가 크게 둔화된 것이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운영하고 있던 어린이집 규모를 줄이거나, 적정한 인원이 부족해 폐원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합해 영유아학교를 만드는 유보통합이라는 사회적 의제가 직장어린이집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의 흐름에 푸르니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박진재 대표는 "직장어린이집은 규모는 작지만, 그동안 질 높은 보육을 꾸준히 실천해왔고, 실제 이용자들의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는 평가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면서 "유보통합이라는 매우 복잡한 정책적 흐름 속에서도, 직장어린이집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하고 또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히려, 박진재 대표는 "직장어린이집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모범적이고 우수하게 운영되고 있는 사례라면, 오히려 더 많은 곳에서 이를 벤치마킹하고, 좋은 모델이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장어린이집은 앞으로도 유지·발전되며, 우수한 평가를 받는 보육을 계속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보고 있고,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직장어린이집의 발전을 위해서, 정부와 국회가 더욱 신경써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박진재 대표는 "직장어린이집은 비중은 작지만 우수하게 운영되고 있는 유형이기 때문에 단순히 '관심의 사각지대’나 '지원의 후순위’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도 직장어린이집이 설치되도록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대기업의 경우 이미 직원 복지 차원에서 직장어린이집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의 약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다. 오히려 직장어린이집이 절실히 필요한 곳은 이런 기업들인데, 현실적으로 설치와 운영이 쉽지 않은 구조에 놓여 있다.
그래서 중소·중견기업들도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고 운영해볼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형태의 지원과 보다 섬세하고 구체적인 정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지원의 다각화와 현실에 맞는 지원책이 함께 가야 직장어린이집의 긍정적인 효과가 더 넓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30년 동안 오로지 우리 아이들을 위해 살아온 박진재 대표가 재단의 대표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박진재 대표는 다시 한 번 아동중심 교육을 언급했다.
"아동이 진짜 주인공이 되는 교육, 아동을 배움의 주체로 인정하는 교육, 특히 어른의 불안함과 욕심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하는 적기 교육, 개별적인 도움이 필요한 소수 아이까지 보듬고 가는 교육을 위해 앞으로도 푸르니는 단단한 교육 신념을 지속 실천할 것입니다. 유보통합 체제에도 대한민국 영유아교육의 좋은 모델로 선도 집단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2023년 푸르니보육지원재단 20주년 기념 선포식에서 박진재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푸르니보육지원재단 |
-그동안 대표님께서는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셨고, 부모님들을 만나셨습니다. 부모님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무엇이었나요?
"예전부터 부모교육이나 다양한 상담 과정에서 부모님들의 질문과 하소연을 정말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가 있어요.
'부모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엄마·아빠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는 책이나 정보를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막상 그걸 내 아이에게 적용하는 건 너무 어렵다는 겁니다.
알고는 있는데 잘 못하겠고, 아는 것과 실제 행동이 일치하지 않다 보니 자책감이 들고,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진다는 거죠. 그래서 일상 속에서 부모로 살아가면서 '이게 아닌데’라고 느끼는 내 생각과 실제 행동 사이의 괴리, 그로 인한 스트레스와 죄책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또 하나 많이 나오는 질문은 아이의 변화에 관한 거예요. 아기 때는 비교적 순하고 잘 지내던 아이가 두 살, 세 살이 되면서 갑자기 달라진다는 거죠. 하지만 아이들은 성장하고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합니다. 이 시기가 되면 고집이 생기고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에요. 문제는 그때부터 부모가 힘들어지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혼내게 되고, 그러면 또 고민이 생깁니다.
'훈육은 해야 할 것 같은데, 혼내지 않고도 잘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하세요.
여기에 더해, 엄마와 아빠의 양육 방식이 너무 다를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많이 묻습니다. 지금처럼 달라도 괜찮은 건지, 아니면 아이를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는 일치하는 게 좋은 건지에 대한 고민이죠.
마지막으로 많이 나오는 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내 아이의 잠재력이나 재능을 발견하기 위해 교육은 언제부터, 어떤 방향으로 시작하는 게 좋은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그럼 하나하나씩 해당 질문에 대해서 어떻게 답변을 주시는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이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 사이에 대한 괴리 문제입니다. 어떻게 답변을 주로 하시나요?
"사실 이 문제에 딱 맞는 만병통치약 같은 해답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이렇게 말씀드려요.
'이건 나만 느끼는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엄마, 아빠들이 똑같이 겪는 고민이에요. 머리로는 무엇이 좋은 양육인지 알고 있지만, 실제로 그걸 실천하는 과정에서는 누구나 어려움을 느낍니다. 부모도 결국 일하는 사람이고, 감정을 가진 사람이잖아요. 바쁘고 지칠 때도 있고, 감정적으로 여유가 없을 때도 많죠. 그러다 보면 시간에 쫓기고 감정에 휩쓸려서, 아이에게 나도 모르게 강하게 반응하게 되는 순간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그 지점에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이미 중요한 출발’이라고 말씀드려요. 누구나 그런 상황을 겪는다는 걸 인정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 다음에는 감정을 조절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건 한두 번에 되는 일이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반복을 통해 조금씩 익혀가는 과정이에요. 노력해도 잘 안 될 때가 분명히 있고, 그럴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받아들여야 합니다. 스스로를 계속 훈련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지 말자고요.
그리고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소소한 팁도 함께 나눕니다. 예를 들어 감정이 올라올 때는 아이 곁에 계속 붙어 있기보다 잠시 거리를 두는 게 도움이 됩니다. 잠깐 떨어져서 숨을 고르고, 감정을 추스른 다음 다시 아이를 대하는 거죠. 또 엄마가 너무 힘들 때는 아빠가 잠시 역할을 대신해 주는 식으로 부모가 서로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훈육은 해야 할 것 같은데, 혼내지 않고도 잘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을 하시나요?
"훈육은 정말 중요하면서도 동시에 굉장히 어려운 주제입니다. 특히 만 2세, 우리나라 나이로 세 살, 네 살, 다섯 살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거의 대부분이 이 시기에 큰 어려움을 겪어요.
'내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 '난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왜 아이 앞에서 이렇게 변했는지 모르겠다’ 이런 말을 하시면서 스스로를 많이 자책하고, 아이에게 미안해합니다.
그래서 이 질문에서도 저는 먼저 이렇게 말씀드려요.
'나만 그런 게 아닙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꼭 짚는 게 있어요. 훈육과 혼내는 건 다르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특히 세 살 전후의 시기는 정말 중요한 시기거든요. 이 시기에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나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행동들이 일상 속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그럴 때는 분명하게 가르쳐야 합니다.
예를 들면, '그건 안 돼. 그렇게 하면 친구들이 싫어해’, '그러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돼’, '대신 이렇게 해보자’ 이런 식으로 행동의 기준과 대안을 함께 알려주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이 가르치는 과정 자체가 훈육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동 중심’, '아이 존중’이라는 말이 강조되다 보니, 가르쳐야 할 순간에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가 소중하니까, 아이의 마음을 존중해야 하니까 하면서 무조건 들어주고, 선택하게 하고, '넌 어떻게 생각해?’만 반복하는 거죠. 하지만 그걸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세 살, 네 살 때 반드시 가르쳐야 할 것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들께 이렇게 말씀드려요. 조금 힘들더라도 이 시기에는 단호함이 필요하다고요. '그건 안 돼’, '아무리 울어도 이건 들어줄 수 없어’ 이렇게 맺고 끊는 연습이 꼭 필요합니다. 요즘 부모들에게 특히 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체벌이나 과도한 혼냄이 문제였다면, 요즘은 아이가 한두 명이다 보니 너무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는 쪽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원하면 다 되는 경험’을 쌓게 되고, 결국 사회적 기준을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최소한 한 사람은 아이에게 이렇게 알려줘야 합니다.
'그건 친구들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이야’, '여기서는 시끄럽게 하면 안 돼’, '지금은 잠깐 앉아서 기다려야’ 등 이런 것들은 반드시 가르쳐야 합니다. 그게 바로 훈육입니다.
훈육은 화를 내는 것도, 혼내는 것도 아니라 아이에게 적절한 행동을 가르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연습해보시면 충분히 가능해집니다."
2025년 진행된 전체 원장 워크숍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박진재 푸르니보육지원재단 대표. ⓒ푸르니보육지원재단 |
-직장어린이집의 발전을 위해서, 정부와 국회 관계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앞서 말씀드린 내용과도 연결되는 부분인데, 직장어린이집은 비중은 작지만 우수하게 운영되고 있는 유형이기 때문에 단순히 '관심의 사각지대’나 '지원의 후순위’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직장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 가운데 약 4% 수준에 불과하고, 기업이 재정적으로 지원해 우수한 운영을 유지해왔다는 인식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판단이 일정 부분 이해되는 측면이 있는 것도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하고 있는 곳을 더 잘하게 만들고, 그 성과와 경험이 다른 보육 현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 역시 직장어린이집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이미 직원 복지 차원에서 직장어린이집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의 약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입니다.
오히려 직장어린이집이 절실히 필요한 곳은 이런 기업들인데, 현실적으로 설치와 운영이 쉽지 않은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중소·중견기업들도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고 운영해볼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형태의 지원과 보다 섬세하고 구체적인 정책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지원의 다각화와 현실에 맞는 지원책이 함께 가야 직장어린이집의 긍정적인 효과가 더 넓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질 높은 보육서비스 발전을 위해 함께해주시길 기대합니다. 재단 대표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마무리 말씀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동이 진짜 주인공이 되는 교육, 아동을 배움의 주체로 인정하는 교육, 특히 어른의 불안함과 욕심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하는 적기 교육, 개별적인 도움이 필요한 소수 아이까지 보듬고 가는 교육을 위해 앞으로도 푸르니는 단단한 교육 신념을 지속 실천할 것입니다. 유보통합 체제에도 대한민국 영유아교육의 좋은 모델로 선도 집단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질 높은 보육을 실천하고 있는 직장어린이집이 조금 더 확대되어, 그 혜택을 누리는 아이들의 수가 늘어나고,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가정도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은 현장에서 애쓰고 있는 사람들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원장님들, 교사들, 그리고 모든 교직원들의 헌신과 전문성이 있었기에 지금의 보육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재단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있는 교직원들이 먼저 행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안정적이고 존중받는 환경 속에서 기꺼이 아이들에게 질 높은 보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그런 여건이 계속해서 마련되고 더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그 방향을 위해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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