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혐의 대부분 인정
"반성하는 태도 전혀 없어"
"반성하는 태도 전혀 없어"
16일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가전매장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TV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경호처 직원들을 동원해 자신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16일 1심 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이날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먼저 공수처가 2024년 12월 30일과 지난해 1월 7일 서울서부지법에서 각각 발부받은 체포영장과 대통령 관저 수색영장은 모두 적법한 것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당시 윤 전 대통령이 박종준 경호처장 등에게 영장 집행을 저지하라고 지시한 행위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 교사에 해당되게 됐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한 행위에 대해서도 “교육부 장관 등 7명에게 소집을 통지하지 않아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행위는 이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직권남용 혐의를 인정했다. 아울러 비상계엄과 같은 국가긴급권 행사할 경우 그 오남용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국무위원 모두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통보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계엄 해제 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서명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허위공문서 작성) 폐기한 혐의(대통령기록물법 위반·공용서류손상) 역시 유죄로 봤다. 다만 이 허위 공문서를 행사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아울러 헌정질서 파괴 의사는 없었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이 담긴 프레스 가이던스(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 역시 무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받는 과정에서 경호처 공무원들을 이용해 자신에 대한 수사기관의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하거나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일신의 안위와 사적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을 사실상 사병화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범행 내용 등에 비춰 보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이었던 피고인의 범행으로 훼손된 법치주의를 바로 세울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더해 볼 때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형사처벌 전력을 받은 점이 없는 초범인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들 사건 외에도 검찰과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으로부터 총 7회 기소돼 각각 재판받고 있다. 비상계엄 관련 본류라 할 수 있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는 다음달 19일 나온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3일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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