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 1심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퇴장하고 있다. /중앙지법 제공 |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 영장 집행 방해와 국무위원 계엄 심의권 침해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선고 공판 내내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머물렀다. 재판부가 주문을 낭독하는 순간에도 굳은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60분간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공판은 법원의 중계 허가에 따라 법정 뒤편에 설치된 법원 카메라로 촬영돼 방송사를 통해 실시간 송출됐다.
선고 공판을 앞둔 이날 오전부터 서울중앙지법 청사 일대에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손팻말을 든 채 대기했다.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311호 형사중법정 방청석 약 90석 가운데 80여 석이 일반 방청객과 취재진으로 채워졌다. 이날 일반 방청석 배정 좌석은 36석이었다. 전날 추첨으로 선정된 방청객들은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입정 시각을 기다렸다. 재판정 내에는 낮은 숨소리만 이어졌다.
오후 1시 58분 재판부가 입정하자, 재판장인 백 부장판사는 재판 시작에 앞서 질서 유지 관련 안내를 먼저 고지한 뒤 피고인 신분의 윤 전 대통령에게 입정을 지시했다.
구속피고인 대기실에서 나온 윤 전 대통령은 넥타이 없이 흰색 와이셔츠에 짙은 남색 정장 재킷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왔다. 짧게 자른 머리는 희끗희끗했고, 왼쪽 가슴에는 수용번호 ‘3617’이 새겨진 명찰이 달려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입정 직후 재판부 쪽으로 짧게 목례한 뒤 피고인석에 앉았다. 변호인단도 굳은 표정으로 윤 전 대통령의 곁에 자리했다.
백 부장판사가 선고 요지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하자 윤 전 대통령은 시선을 한 곳에 고정하지 못한 채 허공을 바라보거나 고개를 숙여 책상을 내려다봤다. 이따금 눈을 자주 깜빡이는 모습도 보였다.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위원 계엄 심의권 침해 혐의, 공수처의 체포 영장 집행 방해 혐의,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폐기 관련 혐의 등 핵심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다는 취지로 선고 요지를 이어가자 윤 전 대통령의 얼굴은 점차 붉어졌다. 윤 전 대통령은 한숨을 내쉬거나 입맛을 다시는 모습도 보였으나, 전반적으로는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선고가 시작된 지 약 1시간이 지난 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을 일으켜 세우고 주문(主文) 낭독에 들어갔다. 백 부장판사가 징역 5년을 선고하는 주문을 낭독한 직후 법정에는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은 입술을 살짝 깨문 채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공판이 끝난 뒤 윤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법정 중간쯤에서 멈춰 서 재판부에 다시 목례하고 퇴정했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법정을 나서는 모습을 바라보며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굳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재판부는 방청석 소란 가능성을 우려한 듯 방청객에 이어 취재진까지 법정 밖으로 나가도록 한 뒤 마지막으로 퇴정했다. 이날 방청석과 법정 안팎에서는 별다른 소란이 벌어지지 않았다.
유병훈 기자(its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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