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체포 방해는 유죄·외신 공지는 무죄…윤석열 징역 5년, 판단 근거는?

머니투데이 오석진기자
원문보기

체포 방해는 유죄·외신 공지는 무죄…윤석열 징역 5년, 판단 근거는?

서울맑음 / -3.9 °
1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

1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



자신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 시도를 방해한 혐의 등 총 5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징역 5년을 선고받으면서 각 혐의별 재판부 판단 근거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16일 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이 받은 혐의는 △체포 방해(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범인도피교사·)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직권남용) △계엄선포문 사후 작성 후 폐기(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대통령기록물법 위반·공용서류손상) △외신 허위공보(직권남용)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대통령경호법 위반 교사)다. 이 중 외신에 허위의 공보를 했다는 내용만 무죄로 판단됐다.


재판부의 유죄 판단 근거들… 尹 논리 정면반박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이 열린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백대현 부장판사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이 열린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백대현 부장판사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체포 방해 혐의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대통령경호처직원을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을 막게 함으로써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이 혐의를 그대로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에서 "공수처는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고, 따라서 발부받은 영장도 위법하다"며 "그에 따른 영장 집행 절차를 거부한 건 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대통령은 헌법 84조에 따라 내란·외환 죄를 제외하고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하지만 수사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수사 자체는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직권남용과 내란 행위 각 두 행위의 사실관계가 동일해 다른 매개가 없이 직접적 연결이 자연스럽게 인정된다"며 "공수처는 직권남용 혐의의 관련범죄로써 내란 혐의를 둘다 수사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공수처가 이를 수사할 당시 대통령은 용산구 관저에 거주했다"며 "서부지법의 체포영장 발부는 관할 위반이 아니다"고 했다.


재판부는 "군사상 비밀장소 등에서 군사상 목적인 경우 책임자 승낙없이 수색할 수 없지만, 체포를 위한 수색의 경우 형사소송법 110조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다"고도 했다. 형사소송법 110조에 따르면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혐의는 계엄 선포 당시 일부 국무위원만을 소집해 회의에 참석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가까운 국무위원에게 연락을 취한 것"이라며 "실무적 한계 때문이지, 특정 국무위원들의 배제에 대한 고의가 없고 심의권을 무력화하려던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긴급한 경우 소집통지를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취지의 예외규정은 없다"며 "피고인이 주장한 계엄 선포 사유를 보더라도 이를 정당화할 정도로 긴급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7명의 장관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않았으나 6명의 장관에게는 통지했다. 그중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늦게 도착해 회의에 참여하지 못했으므로 이부분은 무죄"라면서도 "7명의 장관에 소집통지 하지 않은 부분이 유죄로 인정되기 때문에 이부분은 상상적 경합이므로 무죄를 선고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 상상적 경합이란 하나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로 나뉘는 것으로, 이 경우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해서만 처벌한다.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이후 수사를 우려해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과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에게 비화폰 통화내역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비화폰 압수가 위법한 증거수집"이라는 윤 전 대통령측 주장에 대해 "비화폰이 군사기밀에 해당함은 분명하나, 현행법은 수사기관의 군사기밀 압수수색 자체를 제한하지 않고 사후처리 관한 내용만 정할 뿐"이라며 "압수 자체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비화폰을 삭제하고 수사기관이 열어보지 못하게 조치할 것을 지시했는데 이는 내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이뤄진 것"이라며 "수사 공무를 방해하고 경호처 공무원들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으므로 이부분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고 했다.

계엄선포문 사후작성 및 폐기 혐의는 계엄 해제 후 한덕수 전 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대통령기록물이자 공용서류인 이를 파쇄·폐기했다는 내용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해당 문서가 '공문서'가 아니기 때문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계엄선포문 등의 문서 기재형식과 관련자 진술내용을 종합하고, 피고인도 부서(서명)를 받은 문서라는 점을 인식하며 문서에 서명했으니 이부분은 공문서"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문서는 계엄 선포 후인 2024년 12월6일 양식이 작성되고 같은달 7일 서명이 이뤄졌는데도 그 내용은 마치 (비상계엄 당일인) 3일 작성돼 서명이 이뤄진 것처럼 기재됐다"며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허위공문서"라고 밝혔다.


'외신 허위공보' 혐의, 유일한 무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 1심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 1심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재판부는 외신 허위공보 혐의에 대해서만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인정했다.

외신 허위공보 혐의는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허위 사실이 담긴 PG(프레스 가이던스)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해 외신 대변인으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외신 대변인은 자신이 대변하는 기관장의 입장을 전하는 것"이라며 "입장에 관해 이야기하면 그걸 받아들이고 아니고는 언론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특검 측은 대통령이 비서관에게 허위 내용을 전달하도록 해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주장하나 비서관이 사실에 근거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근거규정은 없다"며 "(외신 대변인에겐) 특정 사안에 관한 대통령 입장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작성해 전달하는 의무가 있을 뿐, 대통령 입장 중 사실관계 가려내거나 판단하는 권한과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이혜수 기자 esc@mt.co.kr 송민경 (변호사)기자 mksong@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