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기자협, 16일 신년 세미나 개최
양진수 현대차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 발표
‘2026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 등 분석
“레거시 완성차 업체 전략적 딜레마 심화”
양진수 현대차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 발표
‘2026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 등 분석
“레거시 완성차 업체 전략적 딜레마 심화”
양진수 현대자동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이 ‘2026년 글로벌 자동차시장 전망’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
“미국과 중국 시장의 둔화로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다.”
양진수 현대자동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은 16일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신년 세미나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올해 자동차 산업을 관통하는 핵심 이슈로 ‘글로벌 레거시(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적 딜레마 심화’를 꼽았다.
양 실장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되는 가운데 전동화 전략의 동력마저 약화되는 이중고 속에서, 단기적인 수익성 방어와 장기적인 미래 투자 확대라는 상충된 과제가 레거시 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美‧中 양대 시장 둔화…글로벌 車 시장 저성장 기조 지속
양진수 실장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미국과 서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회복세가 둔화됐으나, 중국의 소비 촉진 정책과 인도의 소비 여건 개선에 힘입어 소폭 성장했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 수요는 8776만대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반면 올해는 인도‧서유럽 등 일부 지역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시장의 성장 둔화로 사실상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됐다. 양 실장은 2026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산업수요는 전년 대비 0.2% 증가에 그친 8793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지역별로는 미국 1593만대(전년 대비 -2.3%) △중국 2447만대(+0.5%) △서유럽 1514만대(+1.5%) △인도 482만대(+5.6%) △아세안 319만대(+3.8%) △국내 164만대(-0.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 실장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 둔화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 수요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금리 인하와 세제 지원에도 불구, 관세 부과에 따른 차량 가격과 보혐료 동반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2023년 이후 3년 만에 자동차 시장 규모가 1500만대 수준으로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역시 ‘이구환신’ 소비 진작 정책이 지속되겠지만, 고용 불안과 신에너지차 취득세 혜택 축소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아이오닉9. 송민재 기자 |
전동차 시장 전망도 ‘흐림’…“전동화 전환 속도 둔화 불가피”
전동차 시장의 성장세 역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글로벌 전동차 시장은 전년 대비 24.0% 오른 2143만대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2025년 큰 폭의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미국‧중국에서의 성장 동력 약화로 증가율이 10.1%에 그치며 2359만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미국은 지난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제 혜택 폐지와 연비 규제 완화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수요와 공급 양 측면 모두에서 전기차의 성장 동력이 약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양 실장은 “미국의 전동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0.8% 감소한 153만대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전동차 최대 시장인 중국은 정부의 수요 부양책이 이어지겠지만, 기존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순수 전기차(BEV)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의 높은 성장세를 일부 상쇄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서유럽은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보조금‧세제 혜택 지속, 레거시 업체와 중국 업체들의 신차 공세가 맞물리며 전동차 시장이 전년 대비 18.5% 증가한 481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익성 악화‧중국 공세…레거시 업체 전략 딜레마 심화
양 실장은 올해 자동차 산업의 핵심 변수로 레거시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적 딜레마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의 저성장과 전동화 전환 국면에서 단기 수익성 방어와 중장기 미래 투자 사이의 선택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략적 딜레마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수익성 악화 심화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강화 △HEV 시장 경쟁 격화 △로보택시 상업화 △스마트카 기술 확산 등을 꼽았다.
양 실장은 “중국 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넘어 아세안과 서유럽, 중남미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며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처럼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공세가 강화되면, 기존 레거시 업체들의 수익성 방어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 둔화의 대안으로 부상한 HEV 시장 역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HEV 관련 기술 우위에 있던 일본 업체들은 기존 HEV 기술과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유럽 업체들 역시 전동화 전환 속도 조절과 함께 HEV 확대 전략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에는 중국 업체들까지 HEV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아울러 로보택시 상업화와 스마트카 기술 확산이 레거시 업체들에게 중장기 투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양 실장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차량의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기존 레거시 업체들의 소프트웨어 기술 대응 속도가 생존을 결정하는 새로운 경쟁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