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2026시즌 두 번째 우승을 향한 질주를 이어가며 인도 오픈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새해 첫 국제대회였던 말레이시아 오픈 정상에 오르며 기분 좋게 시즌을 출발한 안세영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인도 오픈(슈퍼 750)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또 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대회 8강에서는 인도네시아 여자 단식의 에이스로 떠오른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세계랭킹 6위)와 맞붙게 됐다.
와르다니는 경기 전부터 "운이 따라줘서 이길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안세영을 향한 존경심을 담은 솔직한 심경을 밝혀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안세영은 15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 인디라 간디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대만의 황유순(세계랭킹 38위)과 생애 첫 맞대결을 펼쳐 31분 만에 2-0(21-14, 21-9) 완승을 거두며 8강에 올랐다.
앞서 32강전에서 일본의 베테랑 오쿠하라 노조미(세계랭킹 27위)를 2-0으로 완파하며 가볍게 출발한 안세영은 16강에서도 최상의 몸 상태와 함께 세계랭킹 1위다운 경기력을 과시했다.
황유순은 32강에서 선배 김가은(삼성생명)을 2-1로 꺾고 올라온 복병이었지만, 안세영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1게임 초반은 황유순의 적극적인 공격이 먼저 살아났다. 경기 초반 연속 공격으로 흐름을 쥐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안세영은 특유의 안정적인 수비와 빠른 공격 전환으로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2-12 상황까지 접전이 이어졌지만, 이후부터는 안세영의 페이스였다. 이후 17-13까지 점수 차를 벌린 안세영은 21-14로 1게임을 마무리했다.
2게임은 1게임과 달리 안세영의 압도적인 흐름이었다. 첫 랠리부터 흔들림 없는 수비로 득점을 올린 안세영은 이후에도 긴 랠리를 유도하며 황유순의 공격을 받아냈고, 상대의 실수를 이끌어내며 차분하게 점수를 쌓아갔다. 안세영은 경기 중반 이후 무려 8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18-8까지 격차를 벌렸고, 결국 21-9로 2게임을 마무리하며 약 31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최근 5경기 연속 2-0 완승 행진을 이어갔고,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에 이어 2026시즌 두 번째 우승을 향한 순항을 계속하게 됐다.
지난해 9월 코리아오픈 준우승 이후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 호주 오픈, 월드투어 파이널, 말레이시아 오픈까지 차례로 우승하며 세계 최강의 자리를 굳힌 안세영은 이번 인도 오픈에서 무려 6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 인도 오픈이 열리고 있는 인디라 간디 스포츠 콤플렉스는 올여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릴 예정인 장소로, 사실상 전초전 성격을 띠는 무대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서의 경험은 향후 일정에도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대회 일정이 해를 넘기며 빡빡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정상급 선수들 사이에서도 부상과 기권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세영이 이 기회를 살려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른다면 라차녹 인타논(태국)과 함께 여자 단식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여기에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누적 상금 277만 2917달러(약 40억 6760만원)를 돌파한 안세영은 인도 오픈에서 정상에 오를 경우 우승 상금 6만 6500달러(약 9750만원)를 추가해 누적 상금 기록 연내 50억원 돌파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이제 안세영 앞에는 또 하나의 강적, 인도네시아 여자 단식의 에이스 와르다니가 기다리고 있다.
와르다니는 같은 날 열린 16강전에서 덴마크의 리네 회이마르크 캐어스펠트를 상대로 풀게임 접전 끝에 2-1(21-9, 15-21, 21-18)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올랐다.
와르다니는 인도네시아 여자 단식의 유일한 8강 진출자로 자국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매체 '콤파스 인도네시아'는 15일(한국시간)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에게 안세영은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 같은 존재"라며 "그러나 언젠가는 세계랭킹 1위를 넘어설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그 기회가 이번 인도 오픈 8강에서 찾아왔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안세영은 최근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로, 와르다니에게는 가장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와르다니 역시 안세영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내가 가진 모든 경기력을 쏟아부을 것"이라면서도 "내일은 운이 따라줘서 안세영을 이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상 실력만으로는 넘기 힘든 벽이라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와르다니에게 안세영은 항상 높은 벽이었다.
안세영과 와르다니는 지금까지 총 7차례 맞붙었고, 결과는 안세영의 7전 전승이다.
하지만 와르다니는 지난 2025 BWF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조별리그에서 안세영을 만나 1세트를 따내며 강하게 압박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와르다니는 1-2(16-21, 21-8, 8-21)로 패했지만, 2게임을 21-8로 가져오며 세계 최강을 상대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와르다니는 지난해 호주 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에게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고, 세계선수권에서는 안세영과 함께 나란히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의 독주가 계속될지, 아니면 인도네시아의 도전자 와르다니가 불가능에 도전할 지, 배드민턴 팬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