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하는 쿼드콥터 드론 '페레그린 V4(Peregreen V4)' / 유튜브 @LukeMaximoBell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부자(父子) 엔지니어 팀이 자체 제작한 드론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을 세웠습니다.
유튜버 루크 벨과 그의 아버지 마이크 벨이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쿼드콥터 드론 '페레그린 V4(Peregreen V4)'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쿼드콥터 드론' 타이틀을 탈환했어요.
이들은 2025년 12월 1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진행한 시험 비행에서 시속 657.59km(408.60마일)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록은 배터리로 구동되는 원격 조종(RC) 쿼드콥터 가운데 공식적으로 확인된 최고 속도예요.
세계 기록을 세운 쿼드콥터 드론 '페레그린 V4(Peregreen V4)' / 유튜브 @LukeMaximoBell |
이번 성과는 호주의 항공우주 엔지니어 벤저민 빅스가 DIY 드론 '블랙버드(Blackbird)'로 시속 626km(389마일)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 기록을 차지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나온 것입니다. 앞서 벨 부자는 2024년 시속 480km, 2025년 6월 시속 580km를 기록하며 이미 두 차례 세계 기록을 보유한 바 있고, 이번이 세 번째 기네스 기록 달성입니다.
기네스 공식 기록 인증을 위해 페레그린 V4는 바람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도록 반대 방향으로 두 차례 비행했고, 그 평균 속도가 기록으로 인정됐습니다.
페레그린 V4는 최고 속도 외에도 맞바람 환경에서 시속 약 599km(372마일)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이전 모델이 기록한 시속 585km(363마일)보다 약 14km/h 향상된 수치입니다.
3D 프린터로 제작된 페레그린 V4는 900kV 사양의 T-Motor 3120 브러시리스 모터와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사용됐다 / 유튜브 @LukeMaximoBell |
이번 기록의 핵심은 대대적인 설계 개선과 제작 방식에 있다고 해요.
루크 벨에 따르면 이번 성과는 약 5개월간 이어진 집중적인 재설계의 결과로, 부자는 드론의 거의 모든 부품을 다시 검토하고 손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시뮬레이션, 구조 강도 테스트, 실제 비행 실험을 병행해 가능한 모든 효율을 끌어냈습니다.
페레그린 V4는 뱀부 랩(Bambu Lab)의 H2D 듀얼 노즐 3D 프린터로 제작됐어요.
이 프린터의 넓은 출력 공간과 듀얼 노즐 시스템 덕분에 드론의 본체, 카메라 마운트, 착륙 장치를 하나의 연속된 구조물로 출력할 수 있었습니다. 루크는 이 방식이 공기역학적 흐름을 더욱 매끄럽게 만들고 표면 마감 품질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어요. 또 서로 다른 성질의 재료를 하나의 출력물에 결합할 수 있어, 꼬리 부분이나 카메라 마운트 등 부위별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동력 시스템도 강화됐어요.
페레그린 V4에는 900kV 사양의 T-Motor 3120 브러시리스 모터 4개가 장착됐습니다. kV 수치는 전압당 모터 회전 속도를 의미하며, 이전 모델의 800kV보다 회전 속도가 더 빠릅니다. 여기에 짧은 시간 동안 최대 출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된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사용됐습니다.
기체 구조 역시 일부 변경됐어요.
프레임 크기는 이전 모델보다 약간 커졌지만, 루크는 전체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신 공기역학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에어셰이퍼(AirShaper) 플랫폼을 활용한 전산유체역학(CFD) 최적화 작업이 진행됐고, 이를 통해 더 크고 매끄러운 외형이 완성돼 항력이 줄었습니다.
고속 비행 특성상 드론을 촬영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랐어요. 작은 기체가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하다 보니 외부 촬영이 쉽지 않았고, 이에 따라 부자는 이전 기록 보유 기체인 '페레그린 3'에 장착된 카메라를 활용해 비행 장면을 기록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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