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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샘물 화장품이 5000원"...다이소 '픽셀 전략' 통했다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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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샘물 화장품이 5000원"...다이소 '픽셀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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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유채리기자] 아성다이소가 소용량·고품질 전략을 앞세워 헬스앤뷰티(H&B)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고물가 기조 속에서 삶을 세밀한 단위로 쪼개어 경험하려는 '픽셀라이프(Pixelated Life)' 트렌드가 가성비 뷰티 수요와 맞물린 결과다. 다이소는 1030세대를 넘어 전 연령층을 흡수하는 핵심 뷰티 채널로 부상 중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소비 트렌드로 픽셀라이프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디지털 화면의 최소 단위인 픽셀처럼 삶의 경험을 작고 세밀한 단위로 나누는 성향을 뜻한다. 화장품이나 향수 등 소비재를 대용량보다 소용량으로 구매해 다양한 제품을 자주 경험하려는 소비 행태가 대표적이다.

다이소는 이러한 트렌드에 최적화된 상품 구조를 갖췄다. 1000~5000원 균일가 정책에 맞춰 제품 용량을 줄이고 포장비를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품절 대란을 빚은 'VT 리들샷 앰플'이 대표 사례다. 본래 5mL 기준 3만원대에 판매되던 제품을 2mL 스틱형 6개 묶음(3000원)으로 간소화해 선보였다. 해당 상품은 다이소몰이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 등을 분석한 결과, 뷰티 카테고리 베스트 1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검증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품질 신뢰도도 확보하고 있다. 지난 5일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과 협업해 론칭한 '줌 바이 정샘물'은 출시와 동시에 품절 사태를 빚었다. 출시 11일이 지난 현재 다이소몰 내 13개 품목 중 11개가 일시 품절 상태다.

2~5만원대인 기존 제품 대비 최대 90% 저렴한 가격 경쟁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토니모리 서브 브랜드 '본셉', LG생활건강과 협업한 스팟젤·크림, 아모레퍼시픽 세컨드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 등 대형사들의 세컨드 브랜드 입점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다이소 뷰티 카테고리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화장품 매출은 2023년 전년 대비 85% 증가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약 144% 급증했다. 뷰티 카테고리 상품 수도 초기 120여 종에서 현재 1400여 종으로 확대됐다. 입점 브랜드 수는 2022년 말 7개에서 2025년 11월 말 기준 140여 개로 20배가량 늘었다. 이는 다이소가 저렴한 생활용품 판매점을 넘어 올리브영 중심의 H&B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 소비층도 확장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딥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1년간 연령별 구매 추정액 조사 결과, 60대 소비자의 증가율이 163.2%로 가장 높았다. 20대(88.1%)와 30대(89.2%)의 성장세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젊은 층에 국한됐던 가성비 뷰티 열풍이 고물가 기조 속에서 전 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다만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숙제로 남아 있다. 단기간에 유사한 가성비 제품이 범람하면서 소비자 피로도가 누적될 수 있고, 기존 대형 유통사들의 견제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명주 신한대 K-뷰티학과 교수는 "현재 다른 뷰티 기업들도 다이소의 성공 모델을 벤치마킹해 품질을 유지하되 용량과 가격을 낮춘 '엔트리 라인' 론칭을 준비 중"이라며 "올해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다이소가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품질 관리와 더불어 스테디 셀러와 화제성 아이템을 고루 갖추는 것이 향후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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