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일본 여행 자제령에 관광 수요 급선회
서울 호텔 예약 3배 급증…中 수요 잡기 총력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
지난해 말부터 격화된 일본과 중국 간 외교 갈등이 동북아 관광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령 이후 관광 수요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국내 호텔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1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4일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객 수가 23만9530명으로 개항 이후 일일 기준 최다를 기록했다. 중국 노선 여객이 전년 대비 49.2%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조짐은 현지 여론에서도 감지돼 왔다.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중국 여행 플랫폼 '퉁청'의 예약 데이터에서 이달 1~3일 중국의 위앤단(元旦, 신정) 연휴 첫날 호텔 예약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홍콩, 방콕, 마카오, 서울 순이었다. 특히 서울의 호텔 예약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해, 가장 빠르게 성장한 여행지 중 하나로 꼽혔다.
또 다른 플랫폼 '취날'이 집계한 위앤단 연휴 기간 예약 통계에서는, 한국이 중국인의 해외여행 목적지 가운데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오랜 기간 1위를 지켜온 일본은 2위로 밀렸고, 태국과 러시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트립닷컴은 중국발 한국행 항공권 예약이 전년 대비 42%, 호텔 예약은 91% 증가했다고 밝혔다.
관광 수요의 이 같은 이동은 한국 호텔업계에 직접적인 수익 기회로 연결되고 있다. 객실 점유율 상승과 ADR(평균객실단가) 회복은 물론, 식음료·스파 등 부대시설 매출 증가도 기대된다. 회계법인 삼정KPMG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관광객 유입 확대는 국내 호텔업계의 수익성과 자산 가치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국내 5성급 호텔은 큰 영향이 없지만, 이달 들어 서울 비즈니스 호텔을 중심으로 예약률이 크게 뛰었다"며 "중국 단체 관광객과 개별 여행객 수요가 동시에 늘면서 중저가 호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반사이익의 배경은 일본과 중국 간 외교 마찰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힌 이후, 중국 당국은 일본행 여행 자제를 권고하며 여론을 통제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소비자 심리는 위축됐고,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항공권에 대해 환불 및 변경 수수료를 올해 3월까지 면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여기에 이달 초 열린 한중 정상회담 이후 '한한령' 해제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러한 회복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1742만명) 대비 약 300만명 증가한 2000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팬데믹 이후 위축됐던 인바운드 수요가 2019년 수준을 회복하거나 초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번 반사이익이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정상화될 경우 중국 관광객의 발길은 언제든 다시 일본으로 향할 수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중국 내수 둔화 같은 구조적 변수도 여전히 존재한다. 호텔업계가 이번 특수를 단기 수요로 소비하지 않고, 맞춤형 서비스 강화와 장기 전략 수립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중국 수요는 단순한 숫자 증가를 넘어, 팬데믹 이후 급변한 시장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단기 특수에 그치지 않도록 중국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장기 체류 유도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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