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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돈 쓰세요"…아들이 아빠 회사에 빌려준 고금리 사채

노컷뉴스 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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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돈 쓰세요"…아들이 아빠 회사에 빌려준 고금리 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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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들' 재산증식·세습 수단된 항만 지분③]
감사보고서엔 '개인', 등기부엔 '가족'…130%의 비밀
은행 금리 2배 육박하는 '고금리 이자 파티'…상법 위반 의혹도
2013~2024년 오너 아들이 얻은 이자·배당금만 17억원
편집자 주
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민자부두가 배후부지 불법 재임차 등 부당 이득 사례로 이어지는 등 편법 투기판 양상을 보이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그동안 방치됐던 항만 비리를 지분 사유화 사례를 중심으로 파헤쳐 고발한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 글 싣는 순서
①항만운영 지분을 개인 출자로 변환…평택·당진항 사유화 논란
②"아버지, 용돈 말고 항만 지분 주세요"…미성년자에게 편법 증여
③제 돈 쓰세요"…아들이 아빠 회사에 빌려준 고금리 사채
(계속)
국가 전략 자산인 항만시설 운영권을 사익화하고 자녀에게 재산을 대물림하는 이른바 '항테크(항만 재테크)'가 주식거래뿐만 아니라 차입 형식의 사채를 통해서도 이뤄진 정황이 포착됐다.

단순히 자녀에게 재산증식의 길을 열어준 걸 넘어 일가 전체가 차입을 통해 회사를 '가족금고'처럼 사용한 흔적도 확인됐다.

감사보고서엔 '개인', 등기부엔 '가족'…130%의 비밀

16일 항만 물류기업 영진로지스틱스의 외부감사보고서를 보면 2013년 이 업체는 모두 18억 5천만 원을 개인으로부터 장기차입했다. 이자율은 연 8.50%다. 같은 시기 이 업체는 하나은행으로부터도 115억 원을 장기차입했는데 이자율은 4.69%였다.

영진로지스틱스에 장기차입한 개인은 이 회사의 대표이사인 이강신 전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의 부인을 비롯해 자녀, 부인 조카, 임원, 직원 가족 등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존재가 확인된 건 엉뚱하게도 영진로지스틱스가 평택당진항 항만배후부지 내에 지은 건물의 등기부등본이었다. 이 등기부등본에는 영진로지스틱스가 2013년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가 2021년 해지한 개인 11명이 나온다.

등기부등본에 설정된 금액은 모두 24억 500만 원이다. 통상 부동산 근저당권설정은 실제 빌린 돈 대비 120~130%를 적용한다. 24억 500만 원은 18억 5천만 원의 1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런 정황을 토대로 개인별 차입액을 보면 이 회장의 부인 6억 원, 이 회장 아들 2억 1천만 원, 딸 1억 5천만 원, 이 회장의 처제 1억원, 이 회장 친구 1억 원 등이다. 심지어 모기업인 영진공사의 직원 가족도 1억 원을 장기차입했다. 감사보고서 속 '이름 없는 개인들'이 이강신 회장의 자녀와 친인척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회사 임원 가족뿐만 아니라 직원 가족 등도 포함돼 차명거래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다.


영진로지스틱스 2014년 외부감사보고서 중 장단기차입금 부분 발췌

영진로지스틱스 2014년 외부감사보고서 중 장단기차입금 부분 발췌



2013~2024년 오너 아들이 얻은 이자·배당금만 17억원

장기차입한 이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이 회장의 아들이다. 당시 이 회장의 아들은 18세로 유학생 신분이었다. 1995년에 태어난 그는 1998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에서 거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소득이 전무했던 10대 청년이 어디서 이 거액을 마련했는지는 기록조차 없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이 회장의 아들이 이듬해인 2014년 영진로지스틱스의 지분 30%를 자녀들에게 15억 6천만 원에 매각했다고 보도했다(2025년 12월23일 보도 "아버지, 용돈 말고 항만 지분 주세요"…미성년자에게 편법 증여). 당시에도 외국에 거주하면서 국내 경제수입원이 없는 이 회장의 자녀들이 어떻게 지분 매입 자금을 마련했는지 의혹이 제기됐다.

아들 이씨는 2022년부터 영진로지스틱스 등기이사로 등록됐다. 미국 유학생이었던 2013년부터 2024년까지 11년 동안 그가 차입금 이자와 주주배당금 등을 통해 얻은 수익은 17억 8천여만 원에 이른다.


평택당진항 항만배후단지 내 영진로지스틱스 부지의 건물 등기부등본 일부 발췌. 빨간색 부분은 회사 경영주인 이강신 전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의 아들이 회사에 등록했던 근저당권설정 기록

평택당진항 항만배후단지 내 영진로지스틱스 부지의 건물 등기부등본 일부 발췌. 빨간색 부분은 회사 경영주인 이강신 전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의 아들이 회사에 등록했던 근저당권설정 기록



은행 금리 2배 육박하는 '고금리 이자 파티'…상법 위반 의혹도

이들의 거래가 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자율'에 있다. 당시 영진로지스틱스는 이들에게 연 8.5%의 이자를 지급했다. 같은 시기 제1금융권인 하나은행에서 빌린 장기차입금 115억 원의 금리가 연 4.94%였던 점을 감안하면 시중 금리의 약 1.7배에 달한다. 은행에서 충분히 저리로 빌릴 수 있는 자금이 있음에도 굳이 오너 일가에게 비싼 이자를 줘가며 빌린 것이다.

상법상 '이사 등과 회사 간의 거래' 금지 조항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있다. 상법 제398조는 이사의 직계존비속 등 특수관계인이 회사와 거래할 경우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며, 거래 내용과 절차 역시 공정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시중 금리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지급하며 자녀를 비롯한 오너 일가의 재산을 불려준 행위에 대해 공정성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CBS노컷뉴스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영진공사 측에 여러 차례 문의하고 답변을 요청했으나 어떠한 해명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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