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스토킹 고발건, 2년째 결론 안나
사건 처리 두고 서울청 심의-본청 검토
스토킹처벌법 적용 여부 두고 내부 이견
사건 처리 두고 서울청 심의-본청 검토
스토킹처벌법 적용 여부 두고 내부 이견
송치-불송치 반년째 저울질
경찰 “사건 몰려 길어졌을 뿐, 곧 마무리”
최 목사는 “고발 2년…조속히 결론 내길”
경찰 “사건 몰려 길어졌을 뿐, 곧 마무리”
최 목사는 “고발 2년…조속히 결론 내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가 지난 2024년 5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가방을 선물하고 이 장면을 촬영해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최재영 목사가 스토킹 혐의로 고발당한 지 2년여. 경찰은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적용 법리, 송치 여부를 두고 6개월째 서울경찰청에서 경찰청으로 이어지는 심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은 최 목사 사건을 두고 지난해 11월 10일 3개월여 간의 심의를 마쳤다. 통상은 심의 의견이 담당 수사 기능에 전달되면 이를 바탕으로 검찰에 넘기거나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 그런데 서울청 심의 이후에도 12월 초부터 경찰청이 이 사건에 대해 검토를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경찰 관계자는 “지방경찰청의 심의한 사건을 경찰청이 다시 심의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했다.
애초 이 사건은 서울 서초경찰서가 담당했다. 김 여사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손목시계 카메라로 촬영하고 이 장면을 온라인에 게재한 최 목사의 행위가 스토킹 처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따졌다. 이 과정에서 담당 수사팀과 서울청 사이에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22년 하반기 최 목사는 여러 차례 김 여사에게 연락하고 만남을 요청했다. 그해 9월엔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를 만나 고가의 가방을 선물했다.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을 땐 경호처 직원 등을 통해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쟁점은 최 목사의 이 행위를 김 여사에 대한 스토킹 범죄로 판단해 혐의를 적용할 것인지다. 사건을 잘 아는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적용하는 혐의에 따라) 송치·불송치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스토킹에 대한 법리 해석도 관건이다. 지난 2023년 개정된 스토킹처벌법은 정보통신망(온라인)에 음성이나 사진, 영상을 배포·게시해 괴롭히는 행위를 온라인 스토킹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을 검토하고 있는 경찰청 관계자는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면서도 “이후엔 국가수사본부와 서울청, 소관 경찰서가 조율하는 과정은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 담당 기능(부서)은 경찰청의 검토 의견을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최 목사 “송치든 불송치든 결론 내려달라”
최재영 목사가 ‘서울의 소리’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영상. 2022년 9월 최 목사를 만난 김건희 여사 앞에 명품가방이 든 쇼핑백이 놓여 있다. [서울의 소리 영상 캡처] |
최 목사 측에 따르면 경찰은 수사가 한참 진행된 후 김 여사 측의 연락처를 최 목사 변호인을 통해 구했다고 한다.
최 목사 측은 “윤석열 정권 때 경찰은 해당 행위가 피해자 김 여사의 의사에 반했는지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무작정 수사를 벌였는데 이는 스토킹 수사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건”이라고 했다. 또 그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피의자 조사를 하다가 피해자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경찰이 피의자 변호인에게 김 여사 쪽 연락처를 묻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스토킹 혐의를 구성하려면 피해자의 인식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경찰이 김 여사에 대한 의사도 확인하지 않은 채 1년여간 피의자 조사를 중심으로 수사를 이어가다 급기야 최 목사를 통해 김 여사 측 연락처를 구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어 최 목사 측은 “이 사건은 고발된 지 2년이 됐고 수사가 마무리된 지도 1년이 다 되었는데 아직도 경찰이 송치·불송치 결정을 하지 않는 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하루 속히 결론을 내리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통상 스토킹 사건 처리에 6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는 드물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받은 경찰청 자료를 보면 지난 2024년 경찰에 접수된 스토킹처벌법 사건 1만2995건 중 처리 기간이 6개월을 넘어간 건수는 210건으로 1.6%였다. 2023년에도 스토킹처벌법 사건 1만1592건 가운데 195건이 처리까지 6개월이 넘어 1.6% 수준이었다.
또 다른 경찰 고위인사는 “(대통령 부인에 대한 스토킹 혐의는) 전례가 없는 사건이다 보니 신중한 처리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연말에 심의 사건도 몰리면서 시간이 지체된 배경도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는 “불송치하는 것도 반발의 소지가 있고 송치하는 것도 반대급부가 있을 수 있으니 경찰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판단을 미루는 모양새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