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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거나 찍기만 하면 끝” 안드로이드 일정 관리의 새로운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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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거나 찍기만 하면 끝” 안드로이드 일정 관리의 새로운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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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과장된 기대와 지나치게 야심 찬 앱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써봤다. 하나같이 삶 전체를 바꿔주거나, 일을 처리하는 방식을 완전히 뒤집어 놓겠다는 거창한 약속을 내세웠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그중 어느 하나도 그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 기준으로, 실제로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앱도 거의 없다.


오히려 필자를 가장 놀라게 하고 업무와 일상 루틴을 눈에 띄게 편하게 만든 앱은 전혀 다른 부류였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도구 하나가 아주 단순한 역할을 맡아, 그 일을 놀라울 정도로 잘 해내고 있다.


이 앱은 필자가 쓰고 있는 안드로이드 기본 캘린더 앱을 대체하지도 않고, 기존 작업 흐름을 대대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도 없다. 단지 새로운 일정을 잡는 과정을 믿을 수 없을 만큼 간단하게 만들 뿐이다. 일정 관리에서 늘 따라붙던 쓸데없는 번거로움을 말끔히 걷어낸 덕분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안드로이드 환경에 추가한 앱 중에서 단연 가장 실질적이고 영향력이 큰 도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 앱이 다른 사람에게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기꺼이 장담한다.


새로운 앱, 익숙한 느낌

미리 말해두자면, 이 이야기는 요즘 시대의 웬만한 서사처럼 반전이 있다.


이 캘린더 보조 툴은 분명 새로운 앱이긴 하다. 다만 그동안 필자가 써온 다소 산만한 글을 꾸준히 읽은 독자라면 전혀 낯설지 않은 과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금방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앱의 출발점은 독립적인 앱이 아니라, 다른 앱 안에 포함된 요소였다. 정확히는 왓츠앱, 텔레그램, 라인, 그리고 애플 메시지 같은 메신저였다.


필자가 이 도구를 처음 발견해 2024년, 그러니까 체감상 77년쯤 전의 선사 시대에 ‘“요약, 캘린더 관리, 화상회의까지 맡긴다” 업무 구석구석 생산성 높이는 AI 앱 8가지’에서 소개할 당시에도 이런 방식이었다. 그때만 해도 이 도구는 엄밀히 말해 앱조차도 아니었다. ‘돌라(Dola)’라는 이름의 흥미로운 채팅 중심 애드온에 가까웠다. 사용자는 원하는 메신저 앱에 돌라를 연결한 뒤, 해당 앱에서 연락처처럼 추가된 돌라에게 메시지를 보내 일정 관련 잡무를 대신 처리하도록 요청할 수 있었다.


아이디어 자체는 매우 영리했고, 실제로도 효과적이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 도구가 연동되던 메신저 앱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상 깊게 본 후에 고려해 볼 만한 추천 사례로 기꺼이 소개하기도 했지만, 개인적인 기술 환경 안에서 실제로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이후 몇 달 동안 돌라 팀은 방향을 넓히기로 했다. 동일한 개념을 보다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특정 플랫폼에 덜 의존하는 형태로 확장한 것이다.


그 결과물이 바로 ‘토키(Toki)’다. 토키는 안드로이드용 독립 앱이며, 굳이 언급하자면 iOS도 지원한다. 필자가 오랫동안 기다렸던, 이동 중에도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지능형 일정 관리 도우미에 가장 가까운 형태다.


토키는 돌라에서 멈췄던 지점에서 출발하지만, 플랫폼의 제약에서 벗어난 동시에 기능 범위를 넓히면서 훨씬 더 실용적인 도구로 거듭났다. 기존의 번거롭고 무거운 과정 없이 어떤 일정이든 훨씬 빠르고 간편하게 캘린더에 추가할 수 있는, 한 단계 나은 방식이다.


토키의 강점이 특히 또렷하게 드러나는 상황은 크게 2가지다.


1. 필요할 때 바로 일정 추가

토키의 첫 번째 이점은 매우 단순하다. 스마트폰으로 일정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메일이나 문자, 웹사이트, 이미지처럼 참고할 만한 구체적인 정보가 눈앞에 없을 때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앱을 실행하거나 안드로이드의 즉시 실행 앱 바로가기를 이용해 곧바로 필요한 내용을 말하기만 하면 된다.


형식에 맞춰 입력할 필요도 없다. 번거로운 포맷이나 규칙 없이, 평소 말하듯 자연어로 그대로 전달하면 된다. 말 그대로 원하는 내용을 말하면 끝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 다음 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제드 슈미트와 업무 제안 관련 후속 미팅
  • - 3월 4일 오후 2시에 리멘슈나이더 박사와 정기 검진
  • - 2월 첫째 주 월요일 정오에 테오, 새드, 탈리아와 미팅. 아, 시간을 오후 1시로 바꾸고 장소는 다운타운 피게로아의 CPK로 해줘. 그리고 할머니 거트루드의 유명한 비스킷 레시피를 가져오라는 메모도 추가해줘. 그 비스킷 진짜 맛있었다.

JR Raphael, Foundry

JR Raphael, Foundry


머릿속에 떠오르는 내용을 그대로 말하면 된다. 토키는 그 내용을 정리해 캘린더에 깔끔한 일정으로 만들어준 뒤,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보여준다. 필요하다면 몇 번의 간단한 터치만으로 구글 캘린더 안의 다른 하위 캘린더로 옮길 수 있다. 일정에 내용을 추가하거나 수정하고 싶을 때도, 원하는 내용을 다시 말해주기만 하면 된다. 일정 시간이 되면 전화로 직접 알림을 주는, 놓치기 어려운 추가 알림 기능을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JR Raphael, Foundry

JR Raphael, Foundry


일정 관리 기능 자체만 놓고 보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본 AI 비서인 제미나이도 이론적으로는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사용 경험에서는 차이가 분명하다. 토키는 입력 내용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은 물론, 결과를 정확하게 만들어내는 일관성 면에서 훨씬 낫다.


여기에 더해 제미나이와 달리, 일정을 여러 캘린더 간에 옮기는 작업이 놀랄 만큼 간단하다. 여러 개의 구글 캘린더 계정을 쓰고 있거나, 업무와 개인 일정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혹은 애플 생태계에 나뉘어 있는 경우라면 이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과장이 아니다.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나 싶을 만큼 신선한 개선이라, 이전에는 어떻게 이 과정 없이 버텨왔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될 정도다.


그리고 진짜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그다음에 있다.


2. 공유 기능으로 확장된 활용성

즉석에서 일정을 추가하는 기능에 더해, 토키는 불과 며칠 전 안드로이드 시스템 공유 메뉴에서 바로 선택할 수 있는 앱이 됐다.


말이 좀 복잡하게 들릴 수 있다는 건 안다. 그래서 쉽게 풀어 설명해 보겠다.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웹페이지, 혹은 일정 관련 정보가 담긴 사진을 보고 있다면, 화면을 빠르게 캡처한 뒤 화면에 뜨는 시스템 공유 버튼을 눌러 목록에서 토키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JR Raphael, Foundry

JR Raphael, Foundry


한 번만 더 터치하면 토키가 화면에 보이는 내용을 그대로 읽고 해석한다. 중요한 정보와 함께 각종 불필요한 내용이 뒤섞여 있어도 상관없다. 토키는 그중 핵심만 골라 사용자가 선택한 캘린더에 깔끔한 일정으로 정리해 준다.


JR Raphael, Foundry

JR Raphael, Foundry


개인적으로 토키가 가장 판도를 바꿨다고 느낀 지점이 바로 여기다. 스마트폰을 넘기며 이것저것 보다 보면 캘린더에 추가하고 싶은 정보가 끊임없이 튀어나오는데, 이제는 스크린샷을 하나 찍어 토키로 보내기만 하면 거의 아무런 수고 없이 몇 초 만에 처리된다. 나머지는 토키가 알아서 다 해준다.


현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명함이나 안내문 같은 실물 정보가 있다면 빠르게 사진을 찍어 토키로 넘기면 된다. 이후 토키가 어떤 내용으로 해석했는지를 바로 확인하고, 정확한 계정의 알맞은 하위 캘린더에 들어갔는지도 그 자리에서 즉시 점검할 수 있다.


JR Raphael, Foundry

JR Raphael, Foundry


제미나이 역시 이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긴 한다. 하지만 일관성과 정확성 면에서는 토키에 한참 못 미친다. 무엇보다 화면에서 즉시 결과를 확인하고, 일정을 다른 캘린더로 손쉽게 옮길 수 있는 기능이 없다. 여러 개의 구글 계정을 함께 쓰고, 구글 캘린더의 하위 캘린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일정을 관리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만 봐도, 이 차이는 결정적이다.


유사한 개념의 도구로 ‘아젠다 히어로(Agenda Hero)’에 대해서도 이전에 한 차례 다룬 적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비슷한 목표를 지닌 서비스지만, 안드로이드 환경에서의 앱 완성도는 아쉬운 편이다. 앱이라기보다는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껍데기에 가까워, 사용 과정이 다소 번거롭고 동선도 매끄럽지 않다. 토키가 제공하는 경험에 비해 단계가 많고 상호작용도 어색한 편이다.


아젠다 히어로가 진가를 발휘하는 영역은 데스크톱이다. 반면 토키는 현재 이 영역이 완전히 비어 있다. 그래서 필자는 컴퓨터에서는 여전히 아젠다 히어로를 중요한 도구로 활용하고, 스마트폰에서는 같은 역할을 토키에 맡긴다. 캘린더 관리 방식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업그레이드 조합이 됐다.


토키는 가벼운 용도로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주당 최대 14개의 일정 추가와 최대 2개의 활성 캘린더를 지원하는데, 이는 구글 캘린더나 다른 플랫폼 계정 안의 특정 하위 캘린더를 의미한다. 대부분 사용자에게는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할 가능성이 크다.


제한을 해제하고 앱 개발을 지원하고 싶다면 유료 플랜으로 전환할 수 있다. 요금은 월 3.59달러부터 시작하며, 연간 결제 시 36달러다.


거창한 약속만 남겼던 AI 앱 사이에서, 토키는 기대에 부응하는 보기 드문 사례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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