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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 경북 산불 실화자 2명, 징역형 집행유예… 법원 “예견할 수 없었다”

조선비즈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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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 경북 산불 실화자 2명, 징역형 집행유예… 법원 “예견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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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피해로 기록된 ‘경북 산불’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의성지원 형사1단독 문혁 판사는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묘객 신모(55)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과수원 임차인 정모(63)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했다.

지난해 3월 24일 오후 경북 의성군 옥산면의 한 주택이 화염에 휩싸여있다.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지난해 3월 24일 오후 경북 의성군 옥산면의 한 주택이 화염에 휩싸여있다.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신씨는 지난해 3월 22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서 조부모 묘에 자라난 어린나무를 태우려고 나무에 불을 붙였다가 대형 산불로 확산하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정씨는 같은 날 의성군 안계면 용기리 한 과수원에서 영농 부산물을 태우다가 대형 산불로 확산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문 판사는 “형벌의 예방적 관점 상 피고인들에게 엄벌을 취해 일벌백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른 산불과의 결합 등의 사정을 피고인들이 사전에 예견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명 피해를 피고인들의 행위와 연관 지으려면 상당한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하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명확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며 “모든 행위를 피고인들의 책임으로 묻는 것은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문 판사는 또 과거 판례에 고의가 아닌 과실로 산불이 났을 때 실형이 선고된 경우가 극히 적었던 점도 고려했다. 그는 “피고인들이 예견하기 어려웠던 자연적·외부적 결과가 이번 사건에 기여됐고, 다른 유사 사건들과의 형평을 도외시한 채 피고인들에게 중형을 선고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하다”라고 했다.


지난해 3월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의성군민체육관에 주민 130여명이 대피해 있다. /뉴스1

지난해 3월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의성군민체육관에 주민 130여명이 대피해 있다. /뉴스1



지난해 3월 22일 경북 의성군 안계면과 안평면에서 산불이 났다. 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시와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 등으로 번졌다. 산불은 149시간이 지나서야 잡혔다.

경북 산불로 5개 시·군에서 26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다. 3500여 명에 달하는 이재민도 발생했다. 피해 면적은 역대 최대인 9만9289헥타르(ha)로 집계됐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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