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의원(왼쪽)과 김경 서울시의원. 연합뉴스 |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쪽에 공천헌금 1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16시간 넘는 경찰 조사를 받았다. 김 시의원은 이날 조사에서 강 의원 쪽이 먼저 공천헌금을 제안했고 공천 확정 수개월 뒤에야 돈을 돌려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강 의원의 그간 해명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양상이다. 경찰은 두 사람의 대질 신문까지 검토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대장 박삼현)는 16일 새벽 1시40분께까지 약 16시간30분 동안 김 시의원에 대한 두 번째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김 시 의원은 조사를 마친 뒤 ‘조사를 오래 받았는데 어떤 점 위주로 소명했느냐’고 묻는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있는 그대로 다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강 의원에게 직접 1억 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이 맞는지’ ‘강 의원의 전 사무국장이 공천헌금을 먼저 제안한 게 맞는지’ 등의 물음에는 답하지 않은 채 청사를 떠났다. 경찰은 김 시의원을 추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김경 서울시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
김 시의원과 지난 6일 조사 받은 강 의원의 전 보좌진(사무국장) 남아무개씨 진술은 강 의원 해명과 충돌하는 모양새다. 김 시의원은 이날 조사에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 의원 쪽 사무국장이 남씨가 먼저 공천헌금을 제안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강 의원과 남씨를 한 카페에서 만났고, 남씨가 자리를 비웠을 때 강 의원에게 직접 1억원을 건넸다고도 밝혔다. 또 김 시의원은 강 의원이 공천 확정 수개월 뒤에야 돈을 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전 사무국장은 강 의원의 지시로 차에 물건을 실었다며, 공천헌금이 오가는 상황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강 의원이 직접 공천헌금을 요구하고 수수했다는 주장이라 사건은 ‘진실공방’ 양상을 띄게 됐다. 강 의원은 ‘사무국장으로부터 보고받아 금품 수수 사실을 인지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즉시 반환을 지시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김 시의원을 추가로 소환하고 오는 20일 강 의원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양쪽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김 시의원과 강 의원 대질 신문도 검토 중이다. 주장의 진위 여부는 의혹을 규명할 객관적 증거확보에 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찰은 의혹이 불거진 뒤 13일만인 지난 11일 강 의원을 비롯해 김 시의원, 남씨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고, 이들 사이에 오간 통화기록과 금품이 넘겨질 당시 위치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강 의원에 대한 통신 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이 과정이 늦어지며 김 시의원의 출국, 핵심 피의자들의 텔레그램 탈퇴와 재가입 등 증거인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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