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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 자회사, 브라질서 1700억 채무 남긴채 '먹튀'… '임금 체불·현지 파산 소송'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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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 자회사, 브라질서 1700억 채무 남긴채 '먹튀'… '임금 체불·현지 파산 소송'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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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기자] [포인트경제] 포스코이앤씨의 자회사였던 포스코엔지니어링 브라질 법인이 막대한 채무를 남긴 채 현지에서 기습 철수해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브라질 현지 언론은 이를 '야반도주' 수준의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하며 한국 본사 차원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브라질 세아라주 현지 매체와 법조계에 따르면, 포르탈레자 제3기업회생·파산법원에서 진행 중인 포스코엔지니어링 브라질 법인의 파산 절차에 신고된 총부채는 약 6억 4440만 헤알(한화 약 1740억원)에 달한다.

충격적인 점은 부채의 질이다. 전체 부채의 약 89%인 5억 7352만 헤알(약 1550억 원)이 노동 관련 채무로 확인됐다. 이는 현지 근로자들의 임금과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채 사업장을 정리했음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조세 채무(91억원), 하청업체 대금(28억원) 등이 줄을 잇고 있어 지역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자산은 127억뿐… 유동자산은 '고작 300만원'

채권 회수 가능성 역시 절망적이다. 회사가 신고한 총자산은 약 4700만 헤알(약 127억 원)에 불과하며, 이 중 즉시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은 단 1만 1000헤알, 우리 돈으로 약 3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자산 대부분도 사법 공탁금으로 묶여 있어 실제 채권자들에게 배분되기까지는 수년 이상의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사실상 변제 재원이 제로에 가깝다"며 채권 회수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철수 과정에서의 도덕적 해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포스코엔지니어링 측이 자사 소유가 아닌 임대 장비까지 선적해 반출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매체는 이를 '절도(furto)' 의혹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브라질 내에서 해당 법인의 실질적인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피해 근로자와 협력업체들은 법적 대응조차 어려운 고립무원의 상태에 놓여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경영 실패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브라질 연방 검찰(MPF)은 지난 2019년 이 법인을 외환 도피 및 범죄단체 조직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당시 위장 계열사를 통한 자금 횡령 의혹이 제기되었던 만큼, 이번 기습 철수가 계획된 행보가 아니냐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대형 한국 기업의 무책임한 철수가 브라질 노동자들에게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전가했다"며 한국 본사 차원의 진정성 있는 해명과 사후 조치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2013년 브라질 최대 외자 유치 사업으로 화려하게 시작했던 CSP 프로젝트가 시공사의 '먹튀 논란'으로 얼룩지며 한-브라질 간 경제 외교 전반에도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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