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 투입된 시위 진압 요원들. 로이터 연합뉴스 |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의 총격으로 30대 여성이 숨져 시위가 격화되는 미국 미네소타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란법 발동을 위협했다. 내란법은 치안유지를 위해 연방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고 규정한 법으로 19세기에 제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트루스소셜에 “미네소타의 부패한 정치인들이 법을 준수하지 않고, 전문적인 선동꾼과 내란범들이 자신의 일만을 하려고 할뿐인 이민세관단속의 애국자들을 공격하는 것을 중단시키지 않는다면, 내란법을 시행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또 이 조처는 “한때 위대한 주였던 곳에서 벌어지는 참극을 빠르게 종식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란법은 제한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연방 군을 국내 치안이나 민간 법집행 목적으로 투입할 수 있게 하는 예외적인 법이다. 원칙적으로 연방 군의 국내 치안 투입을 제한하는 ‘포시 코미타투스 법’의 예외로 언급된다. 실제 발동 시도는 법적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이런 위협은 그와 미네소타 주 정부의 지도부 사이에 이어져 온 수주간 갈등 끝에 나왔다. 트럼프는 미네소타에서 소말리아 이민자 사회 중심으로 대규모 복지급여 사기가 벌어지고 있다며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을 이곳에 대규모 투입해, 불법 이민 단속을 펼치게 했다. 국토안보부(DHS)도 “기관 역사상 최대 규모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시위는 지난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단속 요원이 미국 시민권자인 러네이 니콜 굿을 사살하면서 더 격화됐다. 또 지난 13일에는 연방 이민 단속 요원이 미니애폴리스에서 교통 단속 중 달아나려던 베네수엘라 남성의 다리에 총격을 가해 부상을 입혔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아침 트럼프 대통령과 내란법을 논의했다며 “대통령은 이를 사용할 헌법적 권한이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미네소타에서 철수할 계획이 없다”며 미니애폴리스 현장 상황이 “폭력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부 주민에게 시민권 증명을 요구한다는 논란에는 “표적 단속 과정에서 주변인 신원 확인을 하는 것은 늘 해오던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내란법이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이며 과거 대통령들도 “드물게” 사용해 왔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민주당 성향 도시의 치안 갈등 속에 내란법 발동을 거론했지만 실제로 사용하진 않았고, 대신 로스앤젤레스·시카고 등지에 주방위군을 배치할 때는 다른 법적 권한을 활용해 왔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긴장을 낮추자”며 “보복 캠페인을 멈추라. 이것은 우리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직접 호소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평화적으로 시위하고 요원들의 행동을 기록하라고 촉구했다.
브레넌법센터에 따르면 내란법이 발동된 가장 최근 사례는 1991년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이 로드니 킹 폭행 사건 뒤 경찰관 4명 무죄 평결 이후 발생한 민간 소요에 대응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요청으로 이를 사용했다. 조지워싱턴대 법학대학원의 로라 디킨슨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법 문언이 “매우 광범위”하지만, 초당적으로 ‘법과 질서가 완전히 무너졌을 때 쓰는 비상수단’으로 해석돼 왔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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