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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생산거점·메디컬뷰티…‘K-바이오 3.0’ 서막 열었다

헤럴드경제 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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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생산거점·메디컬뷰티…‘K-바이오 3.0’ 서막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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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 갖춘 ‘신약 기업’ 도약
美생산 거점확보…관세리스크 해소
K-뷰티 화려한 데뷔…AI신약 주목
전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의 자본과 기술이 집결한 ‘제44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가 대장정을 마쳤다. 9000명 이상의 참석자와 1만2000건 이상의 1대 1 투자자 미팅이 예약되는 등 헬스케어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증명했다.

글로벌 시장의 최대 화두는 인공지능(AI)과 ‘먹는 비만치료제’였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고, 독자적인 혁신 신약 개발 역량을 갖춘 ‘K-신약 시대’를 열었다. 메디컬 에스테틱을 필두로 한 K-뷰티까지 바이오 영역으로 편입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K-바이오 3.0’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RPT·ADC 신약 선포…글로벌 표준 치료제 등극=올해는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신약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SK바이오팜은 차세대 항암제로 낙점한 방사성의약품(RPT) 신약 ‘SKL35501’의 미국 FDA 임상 1상 IND 승인 소식을 알리며 K-바이오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파이프라인 도입부터 원료(악티늄-225) 수급망 구축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ADC(항체-약물 접합체) 신약 후보물질 ‘SBE303’의 임상 1상 승인과 함께 ‘한국형 빅파마’ 비전을 제시했다. 내년부터 매년 1개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을 본 임상에 진입시키는 동시에 키트루다, 엔허투 등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 7종을 추가 개발해 신약 R&D를 위한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파트너십도 정점에 달했다. 존슨앤존슨(J&J)의 호아킨 두아토 회장은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이 폐암 치료의 새로운 글로벌 표준이 될 것임을 재천명했다. K-바이오 신약이 글로벌 빅파마의 핵심 매출원(2030년 500억 달러 목표)으로 자리 잡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대목이다.

▶미국 본토 생산 거점…관세 리스크 해소=미국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발효와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응해 국내 CDMO 기업들은 ‘압도적 실행력’을 무기로 승부수를 던졌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3월 미국 록빌 공장 인수 완료 계획을 밝히며 ‘지능형 바이오 공장’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AI와 디지털 트윈을 결합해 제조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송도와 미국을 잇는 멀티사이트 제조 체제를 통해 글로벌 총 생산능력을 84만5000리터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 역시 미국 뉴저지 브랜치버그 공장을 2030년까지 총 13만2000리터 규모의 CDMO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는 동시에 미국 내 ‘엔드투엔드(End-to-End)’ 공급망 완성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이다.

▶JPM 무대 입성한 K-뷰티…바이오 영토 확장=올해 콘퍼런스에서는 ‘K-뷰티’의 핵심인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들이 새로운 활로를 열었다. 휴젤은 기존 파트너사인 베네브의 유통망과 자체 직접 판매팀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판매 모델’로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를 기반으로 HA필러, 스킨부스터, 리프팅실까지 제품 라인업을 다각화하며 정체성을 ‘토털 메디컬 에스테틱 플랫폼’으로 재정비했다. 단순한 화장품을 넘어 바이오 기술이 집약된 ‘메디컬 뷰티’가 JPMHC의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바이오의 외연이 치료제 시장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에스테틱 영역까지 확장되며 K-바이오 3.0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다.

▶AI와 비만 치료제…바이오 지형 바꾸는 ‘게임 체인저’=인공지능(AI)은 바이오의 주변부에서 심장부로 들어왔다. 엔비디아는 올해 처음으로 그랜드 볼룸 메인 무대에 입성해 일라이 릴리와 1조3000억원 규모의 ‘AI 공동 혁신 연구소’ 설립을 발표했다. 신약 개발의 90%를 컴퓨팅으로 수행하는 ‘90:10 패러다임’이 현실화됐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알약’으로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일라이 릴리는 경구용 비만약 ‘오르포글리프론’을 통해 월 20만 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 전략을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근손실을 최소화한 ‘4중 작용제’ 방식의 비만 치료제 ‘CT-G32’로 도전장을 내밀며 글로벌 골드러시에 가세했다.

샌프란시스코=최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