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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서울 버스 파업 봉합됐지만…시민 부담 키우는 해법은 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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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서울 버스 파업 봉합됐지만…시민 부담 키우는 해법은 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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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이틀 만에 타결되며 운행이 정상화됐다. 임금 인상과 정년 65세의 단계적 연장에 합의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 출퇴근과 생업 이동에 큰 불편을 겪은 시민들로서는 다행스러운 결과다.

그러나 합의의 내용까지 들여다보면 마냥 안도하기 어렵다. 정년 연장과 임금 인상에 따른 추가 비용은 결국 세금으로 메워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어 적자 보전의 최종 책임은 서울시에 있다. 이번 합의로 연간 수백억 원의 추가 재정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년 65세 연장은 고령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과제일 수 있다. 버스 기사 고령화와 인력 부족이라는 현실을 감안하면 일정 부분 설득력도 있다. 문제는 비용 구조와 제도 개편 없이 결론부터 내렸다는 점이다. 통상임금 산입 범위라는 더 근본적인 쟁점은 미뤄둔 채 임금과 정년 문제부터 합의한 방식은 갈등의 불씨를 남긴다.

노조의 요구가 시민 부담으로 직결되는 구조에서 파업이 반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측 역시 경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서울시는 단순한 중재자를 넘어 제도 설계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보다 분명히 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내버스 파업이 시작된 13일 시청 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비상수송대책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내버스 파업이 시작된 13일 시청 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비상수송대책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준공영제 도입 이후 서울시는 매년 수천억 원의 세금을 투입해 버스를 운영해 왔다. 그럼에도 임금 체계 개편이나 노선 합리화 같은 구조 개선은 번번이 뒤로 밀렸다. 그 결과 파업이 협상의 수단으로 굳어지고, 시민 불편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대중교통은 공공 서비스다. 동시에 지속 가능해야 한다. 시민의 이동권을 지키는 일과 시민의 세금 부담을 관리하는 일은 함께 가야 한다. 정년 연장과 임금 인상이라는 결론보다 중요한 것은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기본과 원칙, 상식은 분명하다. 시민 불편으로 협상을 시작하고 시민 부담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은 오래갈 수 없다. 노사와 서울시는 파업 봉합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제도 개편과 비용 구조 개선이라는 더 어렵고 본질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대중교통의 안정은 합의의 속도가 아니라 합의의 설계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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