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 팀인 플로리다팬더스의 2025년 스탠리컵 우승을 축하하는 기념식에 참석하려고 백악관 이스트룸을 향해 가고 있다. UPI 연합뉴스 |
미국이 반정부 시위 사태에 휩싸인 이란을 군사적으로 공격해도 이란 체제를 붕괴시킬 가능성은 작고 오히려 더 큰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좌관들에게 보고받았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중동의 미국 동맹국들도 트럼프 행정부에 이란 공격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은 정권을 무너뜨리지 못할 수 있고, 더 큰 지역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에서 시위대 처형이 중단됐다고 말해 군사 공격 선택을 일단 보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또 미국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하면서 중동의 미군 전력과 동맹국을 보호하려면 상당한 군사력이 필요하다고 보좌진들은 트럼프에 보고했다고 이 관리들은 전했다.
이란이 보복할 경우, 미군 기지와 동맹국을 동시에 보호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 ‘대규모 공격’의 장애물로 거론된 것이다. “작은 규모의 타격”으로 이란 반정부 시위대의 사기를 올릴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란 정권의 탄압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평가도 함께 제시됐다.
이란 당국자들은 최근 튀르키예·카타르·아랍에미리트·오만 등 역내 국가 정부에 연락해, 공격을 받으면 역내 미군 기지를 타격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이란 보복의 ‘가장 유력한 표적’으로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가 거론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란이 지난 6월에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데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의 미군 기지를 공격한 전례를 언급했다. 이에 미군은 지난 13일 예방 조치로 해당 기지의 일부 병력을 이동시켰다. 가디언은 튀르키예·카타르·아랍에미리트·오만 뿐 아니라 시아파 이란과 대립해 온 사우디아라비아도 미국에 이란을 공격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선택을 할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채, 대규모 공격을 명령할 가능성에 대비해 필요한 군사 자산을 미리 배치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대응 옵션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국방부가 에이브러햄링컨 항모를 남중국해에서 중동으로 이동시키도록 지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미국 매체 뉴스네이션은 에이브러햄링컨 항모가 국방부 명령으로 이미 남중국해에서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 소식통들은 항모 이동이 시작되면 항해에 약 1주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이란이 시위대를 대규모로 살해하면 안 된다”는 ‘레드라인’을 설정했지만, 실제로 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선택지가 복잡해졌다고 전했다. 한 카타르 당국자는 미국이 전면 공세를 준비하려면 5∼7일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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