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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삼형제, 독립 경영 시동… 차남의 금융 계열사 분리는 언제

조선비즈 진상훈 기자;이윤정 기자;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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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삼형제, 독립 경영 시동… 차남의 금융 계열사 분리는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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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기계·로봇·유통 부문을 떼어내는 지주사 인적 분할을 결정한 가운데 앞으로 이어질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설 지주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세 아들 중 3남인 김동선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이끌어 온 사업들로 구성돼 이번 분할은 ‘형제 독립 경영’의 첫 발을 뗐다는 의미가 있다. 재계에서는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맡고 있는 금융 사업 역시 분리 단계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 김동관(방산·에너지·조선), 김동원(금융), 김동선(기계·로봇·유통) 구도

한화 지주사인 ㈜한화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기계·로봇, 유통·레저 등의 사업을 하는 신설 지주회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를 설립하는 인적 분할안을 의결했다.

새 지주회사 산하에는 김동선 부사장이 주도해 사업을 진행했던 한화비전, 한화세미텍,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이 속한다. 사실상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 가운데 김 부사장이 가장 먼저 ‘홀로서기’에 나선 셈이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경영에 참여한 후부터 장기적으로 승계를 염두에 두고 이들에게 각 사업 부문의 자리를 맡겼다.

김동관 부회장의 경우 지주사인 ㈜한화의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한화솔루션 대표, 한화오션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맡고 있다. 한화그룹의 중추적 사업인 방위산업과 에너지, 조선 등을 관장하는 것이다.

김동원 사장은 오랜 기간 금융 부문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그는 2015년부터 줄곧 한화생명에서 경력을 쌓았고 현재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직책을 맡고 있다.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과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등의 계열사도 거느리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세 사람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최대주주인 한화에너지의 지분을 100% 갖고 있다. 여기에 책임 경영 차원에서 각자 맡고 있는 주력 계열사의 지분도 따로 조금씩 보유 중이다. 김동관 부회장의 경우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분을 0.01%, 김동원 사장은 한화생명 지분을 0.03% 가졌다.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16.85% 가진 2대 주주다.

재계와 금융 시장에서는 이번 인적 분할을 계기로 김동원 사장이 ㈜한화에서 한화생명을 비롯한 금융 부문을 떼어내 ‘한화금융지주’를 만들어 가져가는 두 번째 분할도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 한화생명, 그룹 내 비중 커… 금융 분할은 오랜 시간 걸릴 듯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 계열사의 분할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기계·로봇·유통 부문에 비해 금융 부문은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훨씬 커 쉽사리 나누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생명의 지난 2024년 매출액(연결재무제표 기준)은 24조5852억원으로 ㈜한화를 제외한 전체 계열사 중 가장 많다. 한화솔루션은 12조394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1조2401억원, 한화오션은 10조7760억원 등으로 모두 한화생명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7509억원, 한화갤러리아는 5383억원으로 그룹 내에서 비중이 작은 편이다.

여기에 정부가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그룹 계열사가 한화생명의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점도 금융 부문 분할을 신중히 검토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금산분리는 대기업이 금융회사를 지배해 편법 승계에 악용하는 것 등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이 규제는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17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26년 업무보고’를 통해 지주사의 증손회사가 금융리스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특례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주사가 금융사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금산분리 원칙에 예외를 두자는 것이다. 금융리스는 금융사가 자산을 취득해 고객사에게 빌려주고 사용료를 받는 사업이다.

이번 조치는 우선 반도체와 AI를 대상으로 했지만, 향후 여러 첨단 산업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한화 역시 한화생명의 자금을 활용한 리스 구조를 만들어 방산과 조선, 에너지 등 주력 사업의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

산업 부문과 금융 부문은 분할하는데 적용되는 법도 다르다. 산업 부문의 경우 상법, 공정거래법에 따라 비교적 쉽게 인적 분할과 지배구조 개편을 할 수 있지만, 금융 부문은 금융지주회사법과 보험업법,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여러 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이 지난 2022년 11월 1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암 김종희 회장(한화 창업주)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선 부사장, 김동원 사장, 김승연 회장, 김동관 부회장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이 지난 2022년 11월 1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암 김종희 회장(한화 창업주)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선 부사장, 김동원 사장, 김승연 회장, 김동관 부회장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 “김동원 사장, 금융 본업에서 성과 입증해야” 의견도

금융 분할을 위해 김동원 사장이 한화생명에서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동선 부사장이 최근 수 년동안 외식과 호텔, 로보틱스 등의 사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오며 존재감을 드러낸 반면, 김동원 사장은 한화 금융계열사의 경영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 적이 많지 않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김동선 부사장은 미국 햄버거 체인 파이브가이즈의 도입과 매각, 급식업체 아워홈의 인수, 독자 브랜드 아이스크림 ‘벤슨’ 출시 등 굵직한 신사업과 인수합병(M&A)을 주도했다. 그는 현재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비전 등에서 미래비전총괄 직책을 맡고 있다.

김동원 사장의 경우 한화생명에서 10여 년 동안 일하며 사장 직급까지 올랐지만, 그가 거친 자리는 전사혁신실과 디지털혁신실,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O) 등으로 금융 사업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한화생명은 삼성생명, 교보생명과 함께 3대 생명보험사로 꼽힌다. 지난 2024년 별도 기준 순이익은 7206억원으로 삼성생명(1조4869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자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출범을 통한 보험상품 제조·판매 분리,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확대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문경영인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2023년 CGO로 임명된 후 해외 사업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서 최근 실적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최근 인도네시아 노부은행과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를 잇따라 인수했다. 한화생명의 베트남·인도네시아 법인, 한화손해보험의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 등 해외 법인 4곳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은 각자 담당하는 영역의 본업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야 회사를 맡긴다는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김지환 기자 (j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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