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연 “1~2주가 고비…긴급자금 지원시 회생가능”
“노조 협력 절실”…노조, DIP대출 세부안 요청 공문
점포 축소·급여 지급 유예…직원 불안은 갈수록 커져
“노조 협력 절실”…노조, DIP대출 세부안 요청 공문
점포 축소·급여 지급 유예…직원 불안은 갈수록 커져
홈플러스가 당장 1~2주가 고비라며 긴급자금인 DIP 대출에 대한 노조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다. 다만 노조는 대주주 책임론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어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자금난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홈플러스가 긴급 자금 수혈을 위해 DIP 대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조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제대로 된 소통이 없었다며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책임 있는 자구안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노조가 DIP 대출 추진안 공유를 요청한 만큼, 꼬일 대로 꼬인 실타래가 풀릴지 주목된다.
홈플러스 노사, DIP 대출 놓고 진실 공방
1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14일 노조에 공문을 보내 DIP 대출 추진에 대한 노조 측 협조를 요청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15일 DIP 대출 주체 및 대출 금리 등 세부 내용을 공유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사측에 발송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3000억원 규모 DIP 대출 ▷대형마트 부실점포 정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매각을 골자로 하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DIP 대출은 홈플러스처럼 기업회생절차 중인 기업에 대한 신규 자금 지원이다. 홈플러스는 MBK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1000억원씩 부담하고,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1000억원을 대출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이후 조주연·김광일(MBK 부회장 겸직) 공동대표는 노조와 만나 DIP 대출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다만 대출 주체에 대해서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참여하는 정도만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노조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는 DIP 대출에 무턱대고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DIP 대출 조건에 대해 제대로 공유된 적이 없다”며 “이미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10% 넘는 고금리로 알려진 DIP 대출을 또다시 추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MBK-메리츠-산은이 1000억원씩 대는 DIP 대출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당장 당사자로 지목된 산은은 홈플러스로부터 아무 얘기를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16일 오전 통화에서 “아직까지 정식으로 요청이 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사태 해결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 |
조주연 “당장 1~2주가 고비…DIP 대출 있으면 정상화 가능”
홈플러스는 이달 말까지가 고비라며 DIP 대출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16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홈플러스의 청산은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포함된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의 성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긴급 운영자금 지원이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정상적인 상황과 비교해 매장의 물품이 한 50% 정도 줄어들어 앞으로 1~2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며 “당장 정상화를 위한 긴급 운영자금만 투입된다면 얼마든지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이나 채권단에서도 자금 지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노조가 동의해야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노조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당부했다.
다만 노조는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 출연 등 책임 있는 자구안이 우선이라며 맞서고 있다. 안 지부장은 “DIP 대출을 끌어 쓴 뒤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으로 이를 갚으려는 생각”이라며 “MBK 측 자구안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점 줄잇고 급여도 유예…직원들 불안감 증폭
노사 간 대치가 이어지는 사이 급여까지 밀린 직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자금 상황 악화를 이유로 12월 급여를 분할 지급한 데 이어 1월 급여 지급을 유예했다. DIP 대출 등을 통한 긴급 자금이 들어와야 급여 지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수천 개의 입점업체·협력사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문제는 현재 영업만으론 자금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문을 닫는 점포들이 늘고 있어 현금 흐름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5개점에 이어 이달 말 5개점을 폐점할 예정이고, 7개점을 추가로 영업 중단할 계획이다. 결국 홈플러스 점포는 117개에서 105개로 줄어들게 된다. 홈플러스는 향후 6년간 41개 부실 점포를 순차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인터뷰에서 “영업을 중단하는 점포들은 매출은 줄어들 수 있지만 적자 점포여서 전체적인 수익성은 훨씬 좋아질 것”이라며 “메가푸드마켓을 포함한 신선 식품을 강점으로 매출이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또 김병주 회장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주주사의 책임 논의와 홈플러스의 회생 문제는 구분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홈플러스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구조 혁신을 통해 회사 체질을 개선하면 그때는 분명히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기업형 슈퍼마켓(SSM) 매각을 중심으로 한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연합]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