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시선은 점차 코스닥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랠리 속에서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선 반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에서는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수급·실적·정책이 맞물릴 경우 코스닥의 반등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조501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하며 10거래일 연속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개인들은 이를 추가 상승보다는 차익 실현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 사상 최고치 코스피 떠난 개미들, 코스닥 베팅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 1조5120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 강도를 높였다. 1월 첫 거래일을 제외하면 8거래일 연속 ‘사자’ 기조가 이어졌다.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지수가 상대적으로 덜 오른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13% 넘게 오른 반면,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2% 안팎에 그쳤다.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코스피 랠리와 달리, 중·소형주가 밀집한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압력 속에 상대적 부진을 겪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에서 각각 8137억원, 2895억원을 순매도했다.
◇ 실적·정책·수급 맞물리나···코스닥 반등 기대와 신중론
개인 투자자들은 바이오·엔터·로봇 등 성장 테마 중심으로 코스닥 종목을 담았다. 이달 들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에이비엘바이오, 파마리서치, JYP엔터테인먼트, 에코프로 등이 이름을 올렸고, 로보티즈·레인보우로보틱스 등 로봇 관련 종목도 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개최에 따른 바이오 모멘텀과, 대기업 로보틱스 투자 기대감이 코스닥으로 확산된 영향이다.
다만 주가 성과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소폭 하락했고, 파마리서치 역시 상승하긴 했지만 개인 평균 매수가를 크게 웃돌지는 못한 상황이다. 2023년 상반기 이차전지 테마처럼 뚜렷한 ‘폭발적 테마 장세’가 아직 재현되지 않았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코스닥 시장을 혁신·벤처기업 중심의 성장 플랫폼으로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며 모험자본 활성화, 기관투자가 참여 확대, 상장·상장폐지 제도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적 지원이 가시화될 경우 시장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실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된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치는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코스피는 반도체 중심의 대형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지만, 코스닥 역시 전반적인 이익 개선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에도 코스닥은 상대 강도가 장기간 하단에 머문 뒤 실적 개선과 맞물리며 반등하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코스닥 투자에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대형 반도체주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는 만큼 코스피의 상대적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코스닥에서는 무차별적 테마 추종보다는 코스피 주도 업종의 밸류체인에 속한 종목이나 실적 가시성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여진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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