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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운동량? “하루 10분이면 충분”

동아일보 박해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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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운동량? “하루 10분이면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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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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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으로 검증된 단일 생활 습관 중, 건강 전반에 가장 광범위하고 일관된 효과를 보이는 것이 운동이다.

운동은 ‘저속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근육 유지, 염증 억제, 미토콘드리아 기능 강화, 인슐린 감수성 향상, 뇌 가소성(뇌가 자극에 따라 구조적·기능적으로 변화하는 능력) 등 여러 노화 기전을 폭넓게 개선하는 가장 강력하고 검증된 개입이 바로 운동이다.

많은 사람이 운동의 중요성에 공감한다. 하지만 막상 실천하는 이는 의외로 많지 않다. 일부러 시간을 내고, 제대로 복장을 갖춰서 ‘정식’으로 해야 한다는 편견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건강과 체력 개선 효과를 보기 위해 필요한 운동량은 놀랄 만큼 적어 누구나 실현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핵심은 ‘최소 유효 용량’(minimum effective dose) 훈련이라고 하는 접근법이다. 최소 유효 용량이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최소한의 자극을 의미하며, 반드시 오래 하거나 자주 할 필요는 없다는 개념이다. 몇 분짜리 운동만으로도 충분히 강하게 수행한다면 근력과 체력, 전반적인 건강향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아주 짧은 근력 운동의 놀라운 효과
최근 연구 들은 근력 운동의 중요성을 점점 더 강조한다. 수명 연장과 신체 건강은 물론 뇌를 더 젊게 유지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2022년 호주 연구진의 대규모 관찰연구 메타분석에 따르면, 하루 몇 분 수준의 근력 운동을 하는 사람은 하지 않는 사람보다 전체 사망·심혈관질환·암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은 경향을 보였다. 미국 예방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게재한 분석 결과, 짧은 시간이라도 근력 운동을 하는 사람은 전혀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 15% 감소,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19% 감소, 암 사망 위험 14% 감소세를 보였다. 주당 60분 안팎의 근력 운동에서 사망 위험 감소가 가장 컸다. 이를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9~10분 수준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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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을 키우려 비싼 회비 내고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
집에서 팔굽혀펴기(푸시업)나 스쿼트를 하는 것만으로도 근력을 향상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제대로 해야 한다.


영국 신체활동 가이드라인 제정에 참여한 운동 생리학자 제임스 스틸 박사 연구팀은 2021년 대부분 근력 운동 초보자인 약 1만 5000명의 네덜란드 헬스클럽 회원을 분석했다. 이들은 주 1회·20분 운동(여섯 가지 동작을 5~6회 반복)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1년 만에 근력이 약 30% 증가했다.

스포츠 과학자 안드룰라키스-코라카키스 박사는 근육이 거의 지칠 때까지(한두 번 더 할 수 있을까 없을까 하는 상태까지) 밀어붙인다면, 근육 군당 주 1회, 고강도 세트 1번만으로도 의미 있는 근력 향상이 가능하다고 NYT에 설명했다. 이는 초보자뿐 아니라 숙련된 운동선수에게도 해당한다.

가벼운 중량을 여러 번 드는 것과 무거운 중량을 몇 번 드는 것 모두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자크 로빈슨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교 박사후 연구원이 NYT에 말했다. 헬스 장비를 이용하든 맨몸으로 하든 모두 효과적이다.


하루 5~10분 고강도 유산소 운동의 힘
유산소 운동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주당 150~300분의 중등도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근력 운동을 주당 2~3회 병행하라고 권고한다.

중등도 유산소 운동은 숨이 조금 차지만 대화가 가능한 강도의 신체활동이다. 빠르게 걷기, 편안한 속도로 수영하기, 시속 약 16km 속도로 자전거 타기 등이다. 고강도 운동은 숨이 차서 짧은 문장조차 말하기 어려운 수준의 강도다. 달리기, 가파른 경사 또는 빠른 속도의 등산, 일정 구간 전력 질주 수영 등이 있다.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WHO 지침보다 훨씬 적은 시간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보고한다.

피츠버그대학교 신체활동연구센터 책임자인 이덕철 교수 연구팀은 5~10분짜리 고강도 운동을 주당 총 30분 미만으로 하더라도 전체 사망 위험, 심근경색·뇌졸중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다른 소규모 연구들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2016년 한 연구에서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남자들이 주 3회, 10분짜리 고강도 운동을 했을 때, 주 3회 45분 중강도 운동을 한 그룹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슐린 저항성과 건강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독일의 한 소규모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 앉아 있는 직업을 가진 비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1분 고강도 운동을 5회 반복하는 훈련(최대 심박수의 80~95%)을 수행한 결과 3개월 만에 허리둘레 감소, 혈압 개선, 심폐 체력 향상이 나타났다. 반면 대조군은 변화가 없었다.

결론: 매일 소량의 유산소 운동을 하고, 근력 운동은 주 몇 차례면 충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서 ‘제대로’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미리 계획을 짜고 시간을 내서 할 여건이 안 된다면 일상 속 활동의 강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체력을 키울 수 있다.

이를 ‘간헐적 고강도 생활 신체활동’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심박수가 오를 정도로 계단을 빠르게 오르거나, 걷는 속도를 조금 더 높이는 방식이다. 근력 운동도 이런 식으로 가능하다. TV를 보면서 스쿼트나 런지를 하고, 커피가 내려지는 동안 팔굽혀펴기를 하는 식이다.

우리 몸은 원래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현대인은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 조금의 운동도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하는 것이 낫다. 일단 시작하고, 점차 시간과 강도를 늘려가면 된다. 저속 노화의 핵심은 완벽한 실천이 아니라, 중단하지 않는 자극이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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