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돌아온 직후 국제우주정거장 우주비행사 4명이 우주선에 탑승한 채 활짝 웃고 있다. 이들은 우주정거장에서 167일간 체류했다. 나사 제공 |
국제우주정거장 우주비행사들이 팀원 중 한 명의 건강 문제로 예정보다 한 달 일찍 지구로 돌아왔다.
우주비행사들이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기 시작한 2000년 11월 이후 건강 문제로 임무 기간을 단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우주정거장 역사 25년만의 첫 우주 의료 후송이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제74차 원정대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 크루-11이 15일 오전 12시 41분(한국시각 오후 5시41분) 캘리포니아 앞바다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출발해 지구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6시간이다. 앞서 우주선은 우주정거장과의 결합을 푼 뒤, 착륙 지점과 우주선의 궤도가 일치할 때까지 약 9시간 동안 궤도에서 대기했다.
이날 돌아온 4명은 나사 우주비행사 2명과 일본 우주비행사 1명, 러시아 우주비행사 1명이다. 지난해 8월 크루-11 엔데버호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에 합류한 이들의 활동 예정 기간은 2월 중순까지였다.
나사는 “의료 정보 보호를 위해 해당 우주비행사에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해당 우주비행사는 현재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혔다. 나사는 일단 우주비행사 4명을 모두 인근 병원으로 옮겨 추가 검진을 받도록 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일본인 우주비행사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비공개 의료 상담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그가 본인을 위해 요청한 것인지 아니면 동료를 위해 요청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의 조기 귀환은 지난 8일 우주 유영이 취소된 직후 결정됐다.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크루-11 우주선이 15일 캘리포니아 인근 태평양 해상에 착수하고 있다. 나사 제공 |
향후 응급사태 발생 때 기준 사례 될 듯
국제우주정거장에는 다양한 의료 장비와 의약품, 진단 도구가 갖춰져 있다. 따라서 가벼운 질병은 우주비행사들이 직접 치료할 수 있다. 나사는 그러나 이번엔 발생한 상황은 이런 차원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해 조기 귀환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사령관 역할을 맡았던 우주비행사 마이클 핀케는 출발을 앞둔 11일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이번 결정은 모든 진단 능력이 갖춰진 지상에서 적절한 의료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의도적인 조처”라며 “다소 씁쓸하지만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처는 사실상 우주 응급의학을 처음 적용한 것으로, 앞으로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때 하나의 기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러드 아이작먼 나사 국장은 “이번 일에 대한 사후 강평(debrief)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올바르게 수행했고 어떤 점을 잘해냈는지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며 “그 교훈들을 앞으로 다른 분야에도 적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사 우주비행사 출신의 작가 클레이튼 앤더슨은 워싱턴포스트 칼럼에서 “이번 일은 심우주 탐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강화된 의료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며 “‘우리는 간다’(We are going)는 나사 구호는 달과 화성으로 향하는 여정을 고무적이고 야심차게 만들지만, 그곳에 도착했을 때 인간이 생존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들과 임무를 교대하는 크루-12 우주비행사들은 조기에 출발하지 않고 예정대로 2월 중순 우주정거장으로 출발한다. 이에 따라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에는 미국 우주비행사 1명과 러시아 우주비행사 2명을 합쳐 3명의 우주비행사만 체류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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