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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기부가 바꾼 AI 연구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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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기부가 바꾼 AI 연구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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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기자] AI 경쟁은 선언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인재가 머무를 공간과 연구가 멈추지 않는 구조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 이 판단에서 출발한 선택이 다시 한 번 현실이 됐다.

김재철 명예회장

김재철 명예회장

KAIST는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인공지능 인재 양성과 연구 기반 확충을 위해 59억원의 발전기금을 추가로 약정해 누적 기부액이 603억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2020년에 이은 두 번째 추가 약정이다. 일회성 후원이 아닌, 방향을 정한 장기 지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김재철 명예회장의 판단은 분명했다. AI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토대라는 인식이다. 2020년 기부를 통해 '김재철 AI대학원' 설립을 이끌며 KAIST의 연구 지형을 바꿨다. 이후 KAIST의 최근 5년간 AI 연구 성과가 세계 대학 기준 상위권에 올랐다는 평가를 접한 뒤, 목표를 다시 설정했다. 상위권 유지가 아니라 최정상 도전이었다.

이 과정에서 대학이 마주한 현실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이광형 총장은 세계 AI 연구의 기준으로 꼽히는 카네기멜론대의 교수진 규모가 약 45명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KAIST 역시 교수진을 50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명예회장은 "건물은 내가 맡겠다"고 답했다. 이번 추가 기부는 그 약속을 실행 단계로 옮긴 결과다.

건립이 추진 중인 AI 교육연구동은 지상 8층, 지하 1층, 연면적 1만8182㎡ 규모다. 2028년 2월 완공을 목표로 하며, 교수진 50명과 학생 1000명이 상주하는 연구 거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연구와 교육, 교류가 한 공간에서 이어지는 구조다.

인재 양성 체계도 이미 작동 중이다. KAIST는 2021학년도부터 정규 정원 외로 석사과정 60명, 박사과정 10명을 매년 '동원장학생'으로 선발해 왔다. 초기 3년간은 기부금으로 학비와 연구장려금을 지원했고, 2024학년도부터는 대학 자체 예산으로 지원을 이어가며 연구 환경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김재철 명예회장은 이번 기부를 두고 "대한민국이 AI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서 작은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겸손한 표현이지만, 실제 선택은 구조를 바꾸는 결정이다.

KAIST는 김재철 AI대학원을 중심으로 세계 수준의 교수진을 구축하고, 석·박사 교육과 연구를 연계한 인재 양성 모델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역량뿐 아니라 책임 의식과 사회적 감각을 함께 갖춘 연구자 육성도 병행한다.

이번 기부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민간이 국가 전략 기술의 방향을 어떻게 밀어올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AI 경쟁의 승부는 이미 연구 현장에서 시작됐고, 그 판을 넓히는 선택이 대전에서 이어지고 있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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