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은 다양하다. 우선 직접적으로 돈을 주는 경우다. 김경 서울시의원이 강선우 의원에게 1억원을 줬다는 의혹, 동작구 구의원 두 명이 김병기 의원에게 3000만원을 줬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현금을 은밀하게 건네는 방식이다.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미 단순한 의혹을 넘어섰다. 합법을 가장한 상납도 있다. 거액의 후원금을 내는 경우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내용으로 봤을 때 상납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출판기념회나 경조사를 계기로 거액을 건네는 경우도 있다. 돈 대신 몸으로 때우는 것도 상납 유형 중 하나다. 집사처럼 움직이며 국회의원의 크고 작은 집안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식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식대 등을 대신 계산하거나 아예 카드를 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집 인테리어, 가구 등을 바꿔주거나 자녀 유학비를 대신 내주는 사례 등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있다.
해마다 국회의원들의 재산이 늘어나는 비밀이 이와 관련 있는 것은 아닐까. 2024년 국회의원 재산 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2024년 12월 31일 기준 국회의원 299명 중 77.3%인 231명의 재산이 늘었다. 한 해 동안 1억~5억원 늘어난 의원이 150명에 달했다. 국회의원 연봉은 1억5000만원 수준이다. 부동산 가치가 올라가는 등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나마 국회의원들은 주목도가 높아 언론과 경쟁자들의 감시를 받는다.
시·도·군·구의원들의 경우는 어떨까. 한마디로 부패를 견제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특히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이나 특정 정당의 입김이 강한 지역일수록 이럴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여야 개념이 약한 데다 지방자치단체 홍보비에 목매는 언론의 감시는 무디다. 사법기관의 눈길도 잘 미치지 못한다. 시민단체의 존재감은 더더욱 희미하다. 예산을 움직이는 '영주'를 중심으로 여야를 초월한 '그들만의 왕국'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어떻게 썼는지도 모르게 세금이 낭비되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여야가 짬짜미해 이권을 챙기는 경우도 있다. 기초 의원들의 경우 겸직이 가능하다 보니 의정활동을 자신의 사업과 연결하는 사례도 낯설지 않다. 군청 인쇄물이나 공사 발주를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에 맡기도록 하거나 소유한 건물에 공공시설을 입주하게 하는 경우다. '정치 비즈니스, 비즈니스 정치'다.
'정치'를 매개로 한 이권 추구가 날로 심해지는 흐름이다. 막스 베버가 말한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찾을 수 없다. 검찰·사법 개혁을 말하는 목소리는 크나 정치 개혁을 말하는 이는 거의 없다. 정치 부패를 일소하기 위한 특단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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