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규칙 폐지 방치…실효 사실 뒤늦게 알고 재발령
수사의 기본사항인데…"방만함 이해불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전경 |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경찰이 수사의 기본이 되는 내부 지침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지 인지하지 못해 관련 규칙이 폐지됐다 재제정되는 일이 발생했다.
16일 뉴스1 취재 결과 경찰청은 올해 초 '범죄수사규칙'이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만료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으며 국가경찰위원회(국경위) 보고 절차를 통해 이달 6일 동일한 규칙을 재발령했다.
지난 2일 뒤늦게 유효기간 만료 사실을 인지한 경찰청은 부랴부랴 기존의 범죄수사규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도록 일선 수사 부서에 공문을 하달하기도 했다.
이후 규칙을 다시 제정해 시행했지만 5일간은 범죄수사규칙이 폐기된 상태로 수사가 이뤄진 것이다.
경찰청 훈령인 범죄수사규칙은 수사의 기본원칙부터 시작해 수사의 절차, 수사의 종결까지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한 매뉴얼이다.
범죄수사규칙 법률은 아니라 유효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도 공문을 통해 운영한다면 효력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수사관들이 매번 확인해야 하는 수사 규칙이 만료될 때까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다.
이에 지난 5일 열린 국가경찰위의 논의 과정에서도 "유효기간 만료 일시를 면밀히 확인하지 않은 것은 다소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한 국경위 위원은 "이 규칙은 수사의 기본사항을 규정하고 있어 수사관이라면 이 규칙을 기준으로 삼아 꾸준히 들여다보고 적용해야 할 것인데 너무 방만했다고 지적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사 규칙이 없는 기간에도 경찰 수사는 중단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공천헌금 의혹 사건 수사가 본격화됐고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관련자들이 줄이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피의자를 체포하고 압수수색을 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최근 경찰은 중요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수사 대상자의 동선을 놓친다거나 주요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수사 역량에 의문이 들게 하는 모습을 보여 비판을 받고 있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관 재편 과정에서 향후 경찰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초적인 규칙의 유효기간 연장도 놓치는 모습은 경찰의 역량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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