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홈런왕 6회, 통산 418개 아치 그려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은 '2013년 가을야구'
키움히어로즈 박병호 잔류군 선임코치가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타이돔 전력분석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6.1.15/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박병호(40)를 상징하는 수식어는 '영원한 홈런왕'이다. KBO리그에서 역대 가장 많은 여섯 번의 홈런 1위를 차지했고, 총 418개의 타구를 펜스 밖으로 넘겼다.
2005년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 후 한동안 미완의 대기에 그쳤던 그는 2011년 7월, 스물다섯 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트레이드된 뒤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넥센서의 첫 시즌 12개의 아치를 그리며 거포로서 눈을 떴고, 이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특히 2014년과 2015년에는 2시즌 연속 50홈런 고지를 밟는 괴력을 펼쳤다.
이런 활약을 앞세워 박병호는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와 4년 총액 12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미네소타는 단독 협상권을 얻기 위해 포스팅 비용 1285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하지만 빅리그에서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MLB에서 실패 후 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그는 여전히 거포로서 경쟁력을 보여주며 2019년과 2022년 홈런왕에 올랐다. 현역 마지막 시즌이던 지난해에도 39개의 안타 중 15개를 홈런으로 연결하는 장타력을 뽐냈다.
올 시즌부터 키움 잔류군 코치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는 박병호는 자기 선수 생활에 대해 '100점'이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다시 야구를 시작하면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투수 등 다른 포지션보다) 내 장점을 살려 또 홈런 타자가 되고 싶다. 이번에는 좀 더 어린 나이부터 홈런을 많이 쳤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박병호는 '좋은 지도자'를 만난 덕분에 알을 깨트릴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넥센 트레이드 직후 김시진 감독님께서 삼진을 당해도 칭찬받는 선수로 만들어주셨다. 나는 그동안 어떻게 하면 삼진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는데, 감독님의 말씀이 많은 걸 바꿔놓았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2024년 9월 4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2회말 1점 아치를 그려 개인 통산 400홈런을 달성했다.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
홈런왕 외에도 최우수선수(MVP) 2회, 골든글러브 6회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았던 박병호가 마지막으로 달성하고 싶었던 기록은 '통산 400홈런'이다.
박병호는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지난해 9월 4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2회말 좌완 최승용을 상대로 1점 홈런을 때려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그는 "수많은 홈런을 때렸지만, 역시 400번째 홈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되돌아봤다.
그래도 이루지 못한 꿈도 있다. 박병호는 총 네 차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으나 한 번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정규시즌 우승 경험도 없다.
박병호는 "포스트시즌도 많이 뛰었지만 정상에 오르진 못했다.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하고 은퇴한 게 가장 아쉽다"고 했다.
삼성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에 2-11로 졌고,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탈락했다. 박병호의 현역 마지막 경기로, 그는 6회 대타 기회를 얻었으나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박병호는 "삼성 중고참 선수들도 내가 시즌 종료 후 은퇴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마지막 타석 때 뜬공을 쳐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마지막 시즌을 보냈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2013년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한 박병호(왼쪽). 뉴스1 DB ⓒ News1 |
그는 2013년 넥센을 창단 첫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끌었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박병호는 "당시 넥센은 트레이드, 방출 등 사연 많은 선수가 모인 팀이었다. 서로 격려하며 끈끈하게 지냈다. 그때 야구하는 게 정말 즐거웠다. 그들과 똘똘 뭉쳐 2013년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을 때 정말 기뻤다"며 옛 추억에 잠겼다.
메이저리그에서 실패에도 큰 배움을 얻었다는 박병호는 자신의 뒤를 따라 도전장을 던지는 후배들을 응원했다.
그는 "어떤 도전일지라도 모두 응원한다. 예를 들어, 고우석은 아직 메이저리그에 오르지 못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마이너리그에서 노력하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것도 다 값진 경험"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홈런왕 계보를 이을 젊은 거포에 대해서는 안현민(KT 위즈)과 이재원(LG 트윈스)을 언급하며 "두 선수가 무시무시한 홈런 기록을 작성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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