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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잡아라"…'K분유', 해외서 답을 찾다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윤서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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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잡아라"…'K분유', 해외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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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심화에…분유 수출, '생존 전략' 부상
인구·출산율·소비력 '3박자'…핵심 거점 노려
키워드는 '프리미엄'…가격보다 품질·신뢰로 승부


/그래픽=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분유업계가 해외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저출산 여파로 국내 인구 구조가 감소하면서 기존 내수 중심 전략만으로는 성장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특히 분유 소비 감소는 국산 원유의 수급 불균형 문제로도 직결되는 만큼 수출이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핵심 거점

최근 국내 분유 재고가 폭증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 3647톤이었던 분유 재고량은 이듬해 6673톤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만톤을 넘겼다. 통상 원유는 우유·치즈를 생산하고 남은 것을 유통기한이 긴 분유로 만든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분유 재고량이 늘어나는 건 그만큼 국산 유제품 소비가 더디다는 방증이다.

악순환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 분유업계가 꺼내든 카드는 '해외 진출'이다. 이 중 업계에서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베트남이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자사 분유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현지 유통 기업과 손을 잡는 등 수출 확대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일동후디스의 경우 어린이 영양식 '하이키드'를 통해 틈새 시장을 노리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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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국내 분유 업체들의 주요 격전지로 부상한 것은 인구 구조와 확실한 성장성이 뒷받침 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인구가 1억명이 넘는 대규모 시장이다. 여기에 지난 2024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1.91명 수준으로 같은 기간 한국(0.75명)의 2.5배를 웃돌았다. 이런 인구 구조는 중장기적으로 분유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이 낮다. 즉 '예측 가능한 시장'이라는 이야기다.

소비 잠재력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빠른 도시화와 중산층 확대는 고품질 분유와 기능성 영유아식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또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아이에게 안정적인 영양 공급을 보장할 수 있는 실용적인 대안으로 분유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덕분에 베트남 분유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영유아 식품 시장 규모는 총 14억9360만달러(약 2조1916억원)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7%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분유 시장은 11억530만달러(약 1조6218억원)에서 11억6690만달러(1조7122억원)로 5.6% 늘었다.관건은 차별화

업계에서는 향후 베트남 분유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소득 수준이 높아진 2030세대 부모를 중심으로 자녀 1~2명에게 지출을 집중하는 소비 패턴이 강화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비나밀크', '누티푸드' 등 현지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보다는 엄격한 품질 관리, 높은 영양과 안전 이미지를 앞세워 프리미엄 제품을 원하는 수요를 공략할 생각이다.

남양유업 조제분유 제품들./사진=윤서영 기자 sy@

남양유업 조제분유 제품들./사진=윤서영 기자 sy@


실제로 일동후디스는 연내 '프리미엄 하이키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영유아·성장기 영양 시장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일동후디스의 목표다. 남양유업은 조제분유를 포함한 자사 제품들의 탄탄한 브랜드력을 구축, 현지 시장에 맞춘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론칭할 계획이다. 매일유업도 대표 제품인 '앱솔루트 명작'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분유업체의 해외 진출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값싼 수입 멸균우유에 무관세가 적용되면서 국산 우유의 설 자리가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멸균우유 수입량은 5만740톤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이때문에 업계에선 국산 우유 소비를 늘리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양유업의 캄보디아 전용 제품인 '스타그로우'./사진=남양유업 제공

남양유업의 캄보디아 전용 제품인 '스타그로우'./사진=남양유업 제공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베트남 다음으로 태국과 몽골 등을 눈여겨 보고 있다. 동남아 국가의 현지 기업들은 대규모 분(粉) 생산 설비와 미세 영양 설계 노하우가 부족하다. 따라서 이런 부분들을 파고든다면 'K분유'가 충분히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기술력과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구조적으로 축소되는 상황에서 성장성이 검증된 베트남은 선택이 아닌 필수 시장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라며 "국내 분유업계는 베트남에서 '깐깐한 한국 엄마들이 선택한 제품'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현지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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