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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구직 비자 따려면 통장에 500만원"…체류 불안정 겪는 유학생

연합뉴스 이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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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구직 비자 따려면 통장에 500만원"…체류 불안정 겪는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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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민정책학회보 분석…국내 대학 졸업후 비자 전환 '장벽'
미국 등 제3국 이주 준비하기도…"안정적 체류 전환 시스템 구축해야"
한자리 모인 외국인 유학생들[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진임.

한자리 모인 외국인 유학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진임.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구직(D-10) 비자를 6개월마다 바꿔야 하는데, 계속 통장에 500만원 넘어 있어야 해요. 솔직히 졸업하자마자 그 정도의 돈 없어요."

"한국에서 졸업하자마자 바로 나가라는 느낌을 좀 강하게 받았어요."

국내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이 취업을 통해 한국에 안착하려고 해도 비자 전환의 어려움 탓에 체류 불안정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규찬 국립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 등은 16일 한국이민정책학회보에 이런 내용이 담긴 '유학생의 체류자격 전환과 지역 정착 경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앞서 연구진은 2024년 9∼12월 국내 4년제 이상 대학을 졸업했거나, 졸업 후 전문인력(E-7), 지역특화(F-2-R), 영주(F-5) 등으로 전환한 적이 있는 외국인 12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이들의 출신 국적은 콜롬비아, 베트남, 카메룬, 네팔, 몽골 등 8개국이다.

그 결과 대부분 면접 참여자가 학업을 마친 후에 다양한 제도적 장벽과 불확실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비판 받은 제도는 졸업 후 취업 준비 기간에 쓰이는 D-10 비자였다.

해당 비자로는 아르바이트(시간제 근로)가 불가능해 구직 기간에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데다, 비자 갱신 시 요구되는 잔고 액수도 크게 부담됐기 때문이다.

한 면접 참여자는 "D-10 비자를 6개월마다 바꿔야 했고, 계속 통장에 500만원 이상이 있어야 했다"며 "솔직히 졸업하자마자 그 정도의 돈은 없다"고 전했다.


많은 유학생이 목표로 삼는 전문인력 비자인 E-7도 현실적인 장벽이 높았다.

직무 연관성을 엄격하게 요구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소득 기준을 세웠고, 고용주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해당 비자를 취득하려 한 유학생은 "소득 조건 요구가 너무 불편하다. 한국 학생도 그만큼 못 받는다"고 면접에서 밝혔다.


E-3(연구) 비자의 경우 실직 시 즉시 체류 자격을 상실할 수 있고, 1∼2년마다 갱신 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유학생은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하기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비자 취득 시스템을 두고 한국의 이민정책이 실제로는 유학생의 정주를 원치 않는다는 모순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연구진은 짚었다.

이에 일부 유학생은 국내에 안착하는 대신, 한국 경험을 발판 삼아 미국이나 유럽 등 제3국 이주를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안정적인 체류자격 전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지역 대학, 지자체, 기업이 협력해 유학생의 취업과 체류자격 전환을 연계·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국에 가족을 둔 졸업생에게 가족 초청이나 동반 거주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이들의 지역 정주 의향을 높이는 중요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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