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시즌이 끝날 무렵, 안현민은 이제 KBO리그와 한국 야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선수로 손꼽혔다. 시즌 뒤 열린 일본과 평가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며 국제용 선수로 커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는 선수이기도 하다. 1년 사이 ‘신분’에 너무나도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올해 괴물 같은 성적 때문이었다. 안현민은 시즌 112경기에서 타율 0.334, 22홈런, 8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8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우뚝 섰다. 엄청난 힘에서 나오는 총알 같은 타구 스피드로 폭발적인 장타를 뽐냈다. 단순히 힘만 좋은 것도 아니었다. 출루율이 0.448에 이를 정도로 선구안 또한 좋았다. 상대 투수들이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는 0.334라는 고타율로 이어졌다. 약점이 잘 안 보였다.
그런 안현민이 또 주목을 받은 것이 있으니 바로 2026년도 연봉이었다. 2025년 활약이 워낙 좋았기에 대폭 인상이 예고되어 있었다. 생애 첫 억대 연봉은 확실했다. 어디까지 올라가느냐가 관건이었다. 일각에서는 “1억 원대를 건너뛰고, 2억 원대로 직행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성적을 보면 이는 과한 기대가 아니기도 했다.
그렇다면 2억 원에 이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안현민의 연봉 협상 결과를 바라본 한 구단 관계자는 “성적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경기 수가 더 많았다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과는 기본적으로 출전 경기 수 비중이 크다.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둬도 144경기 중 절반 밖에 못 뛴다면 최고점을 받기 어렵다. 안현민은 시즌 시작부터 주전이 아니었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시점은 4월 30일이었다.
여기에 기본 베이스가 너무 낮았다. 2025년 김도영(23·KIA)과 차이점이기도 했다. 김도영의 고과가 안현민보다 더 높은 것은 차치하고, 김도영은 2024년 1억 원을 받던 선수였다. 반대로 안현민은 3300만 원부터 시작했다. 한 방에 2~3억 원씩이 오르기는 쉽지 않은 구조였다. 여기에 팀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전체 파이가 커지는 데 한계가 있었다. KT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면, 안현민의 연봉도 2억 원 이상이 됐을 게 확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현민은 당시 하재훈보다 더 큰 폭의 인상액(1억4700만 원)을 기록했으나, 인상률(445.5%)에서는 살짝 뒤졌다. 안현민이 지난해 3300만 원을 받았던 까닭이다. 만약 리그 최저 연봉인 3000만 원이었다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었다. 그때 하재훈이 뛰던 시절의 최저 연봉, 지금 최저 연봉이 다른 것이 아쉬운 기록 경신 실패로 남았다.
하지만 KT가 섭섭하게 대우한 것은 아니다. 종전 구단 역대 최고 인상률인 소형준(2021년·418.5%)을 뛰어넘은 구단 신기록을 썼다. 하재훈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기도 하다. 이전 신인상을 차지했던 선수들보다도 인상률이 더 높았다는 점에서 확실하게 대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안현민도 이런 사정을 잘 알기에 비교적 일찍 도장을 찍고 홀가분하게 2026년을 준비할 수 있었다. 이제 기본 베이스(1억8000만 원)가 높아진 만큼, 올해도 작년과 같은 성적을 낸다면 연봉은 2~3억 원씩 폭발적으로 뛸 조건이 마련됐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